한국일보

로버트 김 후원회 문제 있다

2004-08-2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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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섭 <볼티모어, MD>

로버트 김 사건을 잘은 모르나 그 분은 매우 억울하게 당한 것 같다. 그가 미국 와서 공부하고 또 미 연방 정부 공무원으로 오래 근무하고 또 기독교 장로인 것으로 봐서 그는 아주 정직하고 단순한 분인 것 같다. 그는 조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아무런 의도적인 생각이나 목적 없이, 그리고 죄가 되는 줄도 모르고 미국 정부의 중요 정보를 한국 정부에 그냥 넘겨준 것 같은 느낌이다. 미국 정부는 그렇게 로버트 김이 억울한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해서 간첩이라면 보통 종신형이거나 그와 비슷한 중형을 선고하는데 그에게는 9년으로 비교적 낮게 봐줬고, 또 미국에서 가장 시설이 좋고 그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교도소로 보내줬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에 있는 로버트 김 후원회한테 있다. 로버트 김 후원회는 로버트 김이 조국 한국을 위하여 간첩 행위를 하다가 억울하게 걸려 옥고를 치렀다고 주장하고, 로버트 김은 살 집도 없다며 집을 마련할 수 있게 돈을 모아 주어야한다고 주장하고, 로버트 김은 은퇴 연금도 몰수당해 여생이 막막하다고 주장하며 로버트 김 후원모금 운동을 전개한다.
그들은 로버트 김을 엄청난 애국자인양 한껏 치켜올려 그가 석방되면 한국 와서 청소년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게 할 작정이란다. 로버트 김은 미국 시민권을 받을 때 새로운 조국인 미국에 충성을 서약하였다. 그런데 그는 그 충성 서약을 어긴 반역을 한것이다. 그런 로버트 김을 애국자라고 한국에서 칭송한다면 재미 동포들은 한참 헷갈리게 된다. 한국으로 귀화한 화교가 한국의 공무원이 되어서 한국 정부의 비밀을 그의 옛 조국인 중국으로 빼돌렸다면 그는 로버트 김처럼 애국자로 이해돼야 하는가? 로버트 김은 재미 동포 후세들에게 모범이 돼야 하고, 로버트 김 사건은 자기 아들과 딸은 물론 재미 동포 후세들에게 교훈이 돼야 한다. 재미 동포 후세들이 로버트 김처럼 미국이 아니라 한국을 위해 충성해야 한다면 재미 동포들은 미국 사회에서 왕따를 당해 영원히 추방될 것이다.
로버트 김 후원회는 미국 정부가 로버트 김을 억울하게 투옥하여 아주 나쁘다는 것을 항상 강조했고 또 그의 아버지가 위독할 때 맏아들인 그가 한국에 와서 그의 아버지 임종을 지켜볼 수 있게 일시 석방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미국 정부를 비난하여 반미 사상을 고취 시켰다. 한국 정부는 간첩죄로 복역 중인 남파 간첩을 그의 아버지 임종을 지켜볼 수 있게 일시 석방하여 북한을 다녀오게 하는가? 한국 정부도 일체 고려조차 않는 몰상식한 것을 미국 정부한테 요구하며 미국 정부가 그런 인도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맹비난 하는 로버트 김 후원회의 저의는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로버트 김 후원회의 목적은 매우 분명해 보인다. 로버트 김을 한국으로 불러다가 그가 미국 정부한테 억울하게 당했다는 걸 거듭 강조함으로써 미군 탱크에 치어 죽은 여중생 사건처럼 반미 사상을 한껏 고조시키자는 것이다. 로버트 김 후원회 사이트에는 로버트 김 사건을 통일로 이어가자는 구호가 있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대한민국의 반미화 및 공산화이다. 그런 숨은 뜻도 모르고 로버트 김은 자기가 엄청난 애국자인 것처럼 들떠 언행하는것 같이 보인다.
이제 그는 로버트 김 후원회와의 관계를 분명히 밝혀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그는 진정으로 한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했는지, 그는 재미 동포 후세들에게 자랑스런 애국자인지, 로버트 김 후원회가 주장하는 것처럼 살아갈 집도 없고 은퇴 연금도 몰수당했고 사회 보장 연금도 없어졌는지 밝혀야 옳다고 생각한다.
로버트 김이 재미 동포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한국 여행을 서둘지 말고 미국에서 조용히 반성하며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겠다면 미국 정부는 그의 보호 감찰 기간을 늘려야만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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