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교육 이야기 경험이 육체가 되는 곳

2004-07-17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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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아이들의 신체적 성장 못지 않게 지적 기능을 수행하는 뇌의 발달에 관심이 크다. 어떻게 하면 똑똑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최근 활발한 뇌 연구의 보고들은 사람의 뇌야말로 경험이 육체가 되는 곳이라고 말한다. 아이의 뇌는 6세 될 때까지 어른 사이즈의 90% 정도 발달하는데, 뇌의 신경세포인 뉴론은 태어날 때 거의 다 가지고 나온다.
아이가 6~12세에 뇌세포는 신경신호끼리 연결하는 길(pathways)을 만들기에 바빠지는데 이때 회색물질(gray matter)이 두꺼워지며, 여아는 11세 남아는 12세 반 정도에 가장 피크를 이룬다. 동시에 흰 물질(white matter)도 두꺼워지는데 40세 정도까지 나무의 나이테처럼 조금씩 더 두꺼워져서 무엇을 배우는데 있어서 아주 효율적인 기계처럼 되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따라서 아동기 때 계속되는 뇌의 발달은 신경세포의 숫자가 불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포간의 새로운 연결이 생기고 연결된 길이 두꺼워지면서 지적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피아노 연습을 하면 손가락을 조정하는 뇌 부위가 신속히 두껍게 된다. 또 도시의 모든 길들을 기억해야 하는 런던의 택시 운전사들은 뇌의 히포켐퍼스가 보통보다 큰데 이 부위는 기억과 관계 있는 뇌의 구조이다.
결국 뇌의 지적 능력의 발달은 두 가지 요소에 달려 있다. 선천적 요소와 쓰지 않으면 잃어버린다는 ‘쓰거나 잃거나’ 원칙의 후천적 요소이다. 타고나면서 가지고 나오는 능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그 후에 어떠한 경험을 하는 가이다. 뇌의 여러 가지 기능을 계속 개발하고 써주면 그 능력을 담당하는 부위에 새로운 길이 생기고 두꺼워지면서 숙달된 능력을 갖게 되지만 쓰지 않으면 잠재한 능력까지도 잃게되는 것이다.
이러한 뇌 연구 결과들은 자녀 양육에 관하여 시사하는 바가 많다. 자녀들의 지적 능력과 여러 탤런트를 강화시키는 것은 부모에 달려 있다. 아이들의 생활을 조직적으로 잘 나누어서 학과공부와 과외활동 뿐 아니라 사회생활과 창조성을 개발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하도록 배려해 주고, 넓은 사고를 키우도록 여행도 함께 하여야 한다.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살며 성장해 가는 그 모든 경험들이 육체로 각인되어 평생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안다면 부모들은 아이들을 키우는데 옷깃을 여미는 심정이 될 것이다.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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