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담배 더이상 기호품 아니다 폐암투병 박병인씨, 금연운동 발벗고 나서

2004-06-2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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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치의 병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인들이 급증하고 있어 아무리 비즈니스에 쫓기더라도 건강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새삼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필라 한인 회 이사를 역임했던 유 모 씨가 위암으로 진단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타계해 주위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50대 초반의 유 씨는 평소 건강한 체질이었으나 작년 말 위암 선고를 받고 아인슈타인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사망했다.

또 필라 한인 식품 협회 이사로 활동하던 김 모 씨는 폐암으로 오랫동안 치료를 받고 있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가운데 필라 한인 회의 영사 업무를 위해 몇 해전부터 자원 봉사해 오던 박병인(56 제니 여행사 대표)씨가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혼신의 투병 생활을 하면서 금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안타까움과 격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박 사장은 작년 말 우연히 건강 검진을 받다가 폐암 3기말이라는 진단과 함께 방사선 치료를 끝냈으며 요즘 화학 요법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상태가 개선되자 않아 모르핀으로 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박 사장은 식사만 하면 복통이 오는 바람에 몇 개월 째 끼니를 제대로 못하는 가운데 변비마저 심해져 기운이 극도로 쇠약해 진 상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박 사장은 자신의 사례를 들면서 교회나 모임 등에서 금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사장은 10대부터 담배를 피기 시작해 평소에 하루 2갑씩을 피워댔다. 그는 작년까지도 흡연이 유일한 기호품인데 담배가 없으면 어떻게 사느냐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이제는 아픈 몸을 이끌고 금연 전도사로서 불꽃을 태우고 있다.

’필라의 돌쇠’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주위 사람들의 어려움을 찾아다니며 해결해 주던 박병인 사장의 투병 소식이 알려지자 정미호 필라 한인회장은 감사패와 성금으로 위로했으며,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10여명의 동포들이 위로 카드와 함께 격려금을 전달해 힘을 돋우었다.

위로 카드에는 박 사장, 좋은 사람 오래 사세요라는 글귀부터 폐암을 이기고 금연 캠페인을 더욱 활발하게 벌이세요라는 역설적인 격려까지 실려 아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었다.

박 사장은 지난 21일 전화 통화에서 오른 쪽 등과 가슴이 불로 지지는 것 같이 아팠다가 해머로 때리는 충격이 오는 등 통증을 참을 길이 없다면서 담배를 필 때는 좋았는데 결국 이런 고통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고 모두 금연해야 한다고 힘들게 말했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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