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교육 이야기 부모와 자녀 사이의 그랜드 캐년

2004-05-22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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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틴에이저를 가진 부모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이 가슴 조마조마하다. 겉으로 괜찮아 보이는 아이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가 틴이 되면서 점점 더 먼 이방인이 되어가며 더욱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자녀들과 부모의 갭이 그랜드 캐년 같이 벌어진 것 같이 느껴지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자녀양육에 있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감정적 끈의 형성이다.
부모로서 자신의 자녀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한번 물어보자.
우선, 무엇이 자신의 틴 자녀를 행복하게, 아니면 슬프게, 또 흥분하게 만드는가 물어봤을 때, 모른다면 그 부모는 자녀와의 감정적 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물어보자. 지금 틴 자녀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아 넣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 어떤 개인적인 이슈를 풀려고 애쓰는가? 일상에서 자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누구이며, 가장 친한 친구 이름을 세 명쯤 알고 있는가? 심각한 일이 생겼을 때 자녀가 누구에게 가장 먼저 가서 문제를 털어놓는가? 자녀가 스스로의 장점과 약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가장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는? 여가시간 취미는 무엇이며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떤 태도와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이렇게 먼저 부모로서 얼마만큼 자신의 자녀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고난 후 매일 매일 조금씩이라도 그 아이에 대한 것들을 관심을 가지고 개인적인 대화를 갖도록 해야한다. 틴 자녀와의 행동을 규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감정의 끈이 연결되는 의사소통을 통해서 만이 가능하다.
보통 부모와 틴 자녀들간의 가장 큰 갈등은 자녀가 원하는 것에 대해 부모가 No! 라고 할 때 생긴다. 하지만 단지 No 라는 대답만으로는 아이들의 욕망이 사라지지 않을 뿐 아니라 부모에 대한 반발심만 키워준다.
따라서 부모들은 결정의 이유와 설명을 해주어야한다. 아이들은 어떤 일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이성과 합리적으로 생각하는가를 배워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서로의 언어장벽이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많은 시간과 인내심이 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충 얼버무리고 세월을 보내는 사이에 아이와는 감정적 끈이 생기지 못하고 문제는 더욱 깊어져간다. 어색해도, 시간이 없어도 매일 매일 조금씩이라도 아이와 시간을 내어 대화해야 하는 일은 지금 당장부터 해야 하는 일이다.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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