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통 혼례’각광

2004-05-2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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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구하기 쉽고 비용 절감
민속공연 펼치면 금상첨화

이날 수모로 수고를 한 윤희주(35, 의류업)씨는 7년 전 전통 혼례를 치렀다. 뭐든 하면 제대로 하는 성격의 그녀는 꼭 가마를 타겠다고 고집을 했단다. 당시 음식 배달을 담당했던 식당에서는 가마를 하나 마련해두면 앞으로도 전통 혼례를 올리는 사람들이 계속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뜻 곱디고운 꽃가마를 마련해줬다.
이후 이 가마를 타고 전통 혼례를 올린 신부는 무려 30명 정도. 윤희주 씨가 전통 혼례를 올린 1997년 직후부터 한인 사회의 전통 혼례에 대한 관심은 급속도로 늘어가며 대중화되었다.
그녀는 비교적 초기에 전통 혼례를 치렀다는 이유로 새로 전통 혼례를 올리는 사람들의 대모로 꼽힌다. 전통 혼례에 필요한 소품들을 챙기고 예식 절차를 도와주며 그녀는 항상 처음 족두리를 쓰던 순간을 떠올린다.
대부분의 폐백 대행업체나 한복집, 캐더링 업체에는 활옷과 사모관대를 갖추고 있어 전통 혼례를 올리게 될 경우 상당한 액수를 절약할 수 있다.
전통 혼례의 장점은 단지 경제적인 혜택뿐만이 아니다. 5년 전 전통 혼례를 치른 양희수(31, 주부)씨는 결혼이 단지 부부들만이 아닌 양가의 결합이라는 것의 참의미를 예식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며 전통 혼례를 적극 권장했다.
전통 혼례는 또한 이국땅에서 우리들의 정체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하객들도 천편일률적인 결혼식이 아니라 독특한 민속 공연을 대하는 것 같은 기분에 혼례 절차를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본다. 신랑과 신부에 들러리 정도만 참여하고 마는 서양식 혼례와는 달리 전통 혼례는 기럭아비 등 신랑신부 가족들이 적극적인 형태로 혼례에 참여하게 된다.
축하연에 한국 전통 무용이나 판소리, 사물놀이 등의 공연을 더하면 하객 모두와 함께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전통 혼례에 필요한 소품들은 의외로 쉽게 구할 수 있다. 한인 타운 내의 폐백 대행 회사, 한복집, 캐더링 회사에서는 전통혼례에 필요한 소품들을 모두 갖추고 전통혼례를 올리려는 신랑신부들을 위한 상담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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