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부시의 테러 대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밝힌 일들이 터져 나오면서 부시에 대한 지지도 변화에 관심이 모였다. 그런데 부시는 전국적 규모의 세 여론조사에서 케리 후보를 앞섰다. 한 조사에서는 네이더가 출마한다는 전제로 부시가 케리에 5%포인트 높았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부시는 케리 후보를 각각 3%, 4%포인트 차로 눌렀다.
공화당 측은 지금 상황이 좋지 않는데도 이 정도이니 앞으로 상황이 좋아지면 재선은 무난하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조사들에서 나타나는 부시가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부동표 유권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도전자에게 표를 던지는 경향이 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도 아직 결정을 못했다는 것은 그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도도 문제다. 레이건과 클린턴 전 대통령은 비슷한 시점에 각각 54%, 56%를 얻었다. 부시의 51, 52%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지금 나라가 제 길을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이 신통치 않다는 점은 백악관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시가 케리를 앞서고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약간 높아졌지만, ‘지금 미국이 무언가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여기는 응답자들이 지난해 4월 46%에서 57%로 증가한 사실은 백악관에게는 경계 사항이다.
이라크 사태는 악재다. 54%가 부시의 대처방안에 반대했다. 그리고 65%는 미국인의 희생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왜 부시가 케리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어차피 전시에는 현직 대통령 뒤에 국민들이 뭉치게 마련이다. 부시의 우위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공화당에 고무적인 것이 아니고 민주당에 실망스런 것도 아니다. 사실 여론조사 오차범위를 고려한다면 그저 막상막하라는 것만 확인할 수 있다.
리언 리자/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