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의주말나기 인터넷 샤핑몰 섭렵하는 심성훈씨
2004-04-23 (금) 12:00:00
손품 부지런하면 ‘보물’건져요
인터넷은 우리들 삶의 모든 영역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3차원 세계에 없다고 해서 공간 아닌 것이 아니다. 21세기에 있어 사이버 스페이스만큼 모든 이의 접근이 용이하고 편리한 공간은 다시 없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사이버 샤핑몰의 매출액은 나날이 늘고 있으며 상품의 종류 역시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다. 말 그대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화개장터가 사이버 샤핑몰. 인터넷 마켓 플레이스는 19세기 파리에서 열렸던 국제 박람회처럼 전세계의 소비자와 상인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인터내셔널 바자르이다.
주말 심성훈(31, UC 어바인 물리학과 박사 과정)씨는 딴이 샤핑몰로 발걸음을 옮기지는 않지만 그 누구보다 더 많은 샤핑몰을 돌아다니며 많은 물건들을 꼼꼼히 살펴본다. 그가 자주 찾는 샤핑몰은 다름 아닌 이베이 닷 컴(ebay.com).
그는 처음 유학 왔을 때 침대와 책상 등 가구 마련에서부터 컴퓨터와 운동 기구까지 모두 이베이에서 해결했다. 이제 기본적인 살림은 모두 마련했으니 별로 샤핑할 일이 없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디지털 카메라와 컴퓨터 기억 장치, 최첨단 무선 마우스 등 그와 같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아이템들도 마켓에 출시되는 것과 때를 같이해 이베이에도 오르기 시작한다. 보통 1달러 정도부터 시작하는 경매는 운이 좋으면 그가 부르는 말도 되지 않는 낮은 가격에 낙찰될 때도 있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필요한 사람의 손에 들어가 제 가치를 다하는 물건은 행복 할 것 같다. 이베이는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한 마당이다. 이베이에서 싸게 아이템을 구입하려면 섣불리 가격을 올려 주지 않아야 한다. 경매가 언제까지 계속된다는 기한이 명시되어 있으니 낙찰 전까지 조용히 기다리다가 마감 바로 전에 그때까지 경쟁에 오른 최고가보다 조금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것이 이베이를 성공적으로 이용하는 비결.
골동품에도 관심이 있는 그는 가끔씩 유럽과 전 세계에서 올린 아이템들도 살펴보는 기회를 갖는다. 얼마 전 매물로 올랐던 앤티크 카메라와 타이프라이터의 경우 마감 시간에 임박해 잠을 자는 바람에 놓친 것이 못내 아쉽다.
이베이 샤핑몰에 오르는 것이 꼭 물건만은 아니다. 비행기 티켓과 호텔 숙박권 등도 그가 자주 검색하는 아이템 가운데 하나. 다음 번 서울에 나갈 때 비행기 티켓을 이베이에서 구입하기 위해 그는 지금부터 들락달락 거리며 가격이 낙찰되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이베이를 자주 이용하다 보니 점차 물건을 구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판매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학업을 마칠 무렵의 그는 이베이를 통해 쓰던 가구를 팔고 새털처럼 가벼운 마음이 될까 아니면 이곳에서의 정착을 위해 또 다른 물건들을 돌아보게 될까.
<박지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