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국내테러와 관련해 자신에게 건네진 메모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백악관이 자주 애용하는 “중앙정보국의 경고에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는 표현을 썼다. 이 메모에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을 공격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는 데도 말이다. 부시는 또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수주간 9.11 진상규명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 현직 고위관리들은 저마다 테러방지를 위해 무언가 좀 더 확실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일말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부시는 “빈 라덴이 미국을 공격할 태세”라는 메모를 받았으면 즉시 텍사스에서 즐기던 휴가를 중단하고 백악관으로 돌아가 보좌관들을 소집했어야 했다. 그리고 여객기 탑승자 명단을 면밀히 조사하고 의심 가는 인물이 비행기에 타지 못하도록 했어야 마땅했다.
그렇다고 테러를 막을 수 있었다고 가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라면 국가의 위기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시는 재선보다 국내외 미국민의 안위가 우선으로 여긴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잘못된 일을 중앙정보국과 연방수사국의 책임으로만 돌릴 게 아니다.
뉴욕타임스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