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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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싸움

2004-04-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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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과 과격 회교 시아파 민병대와의 충돌은 이라크 사태가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8명의 미군이 사망한 것은 과격 회교 지도자 목타다 사드르의 도전을 물리치는 데 상당한 희생이 따를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측에 주권 이양을 88일 앞두고 벌어진 이 사건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지난 수개월간 무장 민병대를 해체하지 않고는 안정적인 과도 정부 수립도 내년 민주 선거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사드르의 군대는 이중 가장 위험한 것이다. 미군 사령부는 지난 수주간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를 놓고 토론을 벌여왔다. 지난 일요일 그가 미군에 대한 공격을 명령함에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금까지 미군은 사담 후세인 축출을 환영한 시아파와의 충돌을 피해왔다. 바그다드 빈민가를 지역 기반으로 갖고 있는 사드르는 나자프의 시스타니와 비교하면 명성이나 영향력이 미미하다. 바로 이 때문에 그는 점령군에 대한 강경 노선을 취함으로써 지지 계층을 늘리려 해왔다. 미군 당국이 그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은 그의 처리 문제를 준비해왔음을 의미한다.
그는 지금 무장 병력에 둘러싸인 채 회교 사원에 은신중이다. 일단 그와의 싸움이 시작된 이상 미군 당국은 빨리, 그리고 압도적인 병력으로 이에 대처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그로 인한 부작용도 있겠지만 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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