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개스 수요억제 못한 게 화근

2004-03-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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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나라에서 빵 값이 오르면 폭동이 날 수 있다. 미국에서 때때로 개스 값은 그만한 비중을 갖고 있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이달 개스 수요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여름 휴가철보다 적어도 하루 10만배럴을 더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개스 첨가제에 대한 정부규제 변화와 고유가로 올해 개스 값이 갤런 당 1달러67센트가 될 전망이다.
우리는 현재 개스 값의 문제점과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결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금 개스 값이 지난 수년래 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정점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인플레를 감안하면 현재 개스 값은 1980년대 초보다 오히려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높은 수요를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사실 개스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10년 전 갤런 당 5센트 개스세를 부과했더라면 지금 개스 수요는 한층 줄어들었을 것이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개스와 전기를 고루 연료로 하는 소위 합성차 개발에서 다른 나라들에 뒤져 있다. 싼 개스 값은 또한 대중교통 시설과 열효율 기준 강화에 등한시하게 했다.
정부는 석유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을 전면 철폐해야 한다. 대기오염, 도심 비대화, 도로체증 등은 제쳐두고라도 비교적 낮은 개스 값을 유지하려한 정책으로 인해 미국은 지금 보다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교외지역에 사는 통근자들은 개스 값이 오르면 그만큼 희생이 커진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정책의 소산이다. 부시 행정부뿐 아니라 전 행정부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개스 값이 비교적 쌀 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리 대비하는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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