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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포커스> 반즈, 스테로이드 했을까?

2004-02-2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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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메이저리그가 스테로이드(근육 강화제) 스캔들(BALCO)로 얼룩지고 있다. 특히 홈런왕 배리 반즈의 훈련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그렉 앤더슨 트레이너 까지 발코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리그는 더욱 충격에 빠져 들고 있다. 결국 3년전 세계를 흥분시킨 반즈의 홈런 신기록(73호)이 반즈의 순수한 능력보다는 스테로이드의 힘 때문이었을까? 야구팬들이 헷갈리고 있다.
반즈는 현재 발코 스캔들을 무관하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믿는 자는 거의 없는 실정. 믿기는커녕 일부 현역 선수들마저 반즈의 우람한 몸집을 들어 스테로이드 복용 가능성을 확신하고 나서고 있다.
반즈, 과연 스테로이드 했을까?
그 가능성은 매우 짙다.

반즈는 연일 부인하고 있으나 반즈의 거대한 몸집이 나이에 따른 비만현상이 아니라 근육질이라는 점을 들어 과학적인 차원에서도 반즈가 스테로이드를 복용했을 가능성은 매우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반즈가 왜 스테로이드를 복용해야 했는가 이다.
반즈는 알려져 있다시피 홈런(파워) 타자가 아니다. 캐리어 평균 홈런 40방 정도가 말해주고 있듯 반즈가 홈런 50방을 넘어선 때는 2001년이 유일무이하다. 3할대의 타격, 1백 타점, 홈런 40방이 반즈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런데 반즈는 왜 갑자기 스테로이드를 할 마음이 생겼을까? 이점이 바로 반즈가 변명하는 이유이다. 반즈는 자신이 스테로이드복용 했다면 2001년 이후에도 홈런 양산이 계속 증가했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스테로이드를 했다면 과거 머과이어가 그랬듯이 이를 극구 부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스테로이드를 허용하고 있으며 어디까지나 그 유해성을 경고하고 있을 뿐이다.


반즈가 홈런을 이유로 스테로이드를 했을 가능성은 반즈의 주장대로 현재로선 매우 희박한 것으로 봐야한다. 그러나 노쇠방지, 순발력 강화등 선수가 근육강화제(스테로이드)를 복용해야할 이유는 충분하다. 반즈가 스테로이드를 지척에 두고, 또 수많은 선수들이 스테로이드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만 고고하게 스테로이드를 하지 않았다고도 믿기 힘든 상황이다.
반즈는 알려져 있다시피 공적인 이미지가 그렇게 훌륭한 선수는 아니다. 거만한 선수로 알려져 있으며, 팀 내 독불장군, 언론에 무례하기로도 유명하다. 반즈는 발코 스캔들에 대해서도 단호히 부정하고 있다. 누구든 떠드는 것은 자유지만 자신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미지만큼이나 그의 주장의 설득력은 적다.
다만 리그나 팬들이 주목하고 싶은 것은 반즈의 주장이나 그의 도덕성 진위보다는 작년 새미 소사가 그랬던 것처럼 홈런 방망이가 결코 콜크나 스테로이드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리그에서는 작년 콜크 스캔들 당시, 콜크 방망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소사의 주장을 믿는 사람은 시카코 팬들을 제외하고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반즈의 트레이너까지 발코에 연루돼 고역을 치르고 있는 터에 반즈가 스테로이드를 복용하지 않았다고 믿을 사람은 반즈 자신밖에는 없다.
반즈는 그의 주장대로 매주 약물 검사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스테로이드 프리 반즈의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어야할 난관에 처해 있다.
반즈는 작년 아버지 바비 반즈를 잃고 올 스테로이드 스캔들까지 휘말려 몇 년 남지 않은 캐리어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행크 아론의 홈런 신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팬들은 반즈의 정정당당한 신기록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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