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성 탐사 필요한가

2004-01-08 (목)
크게 작게
연방우주 항공국 화성 탐사 로봇이 첫 칼라사진들을 보냈다. 사진을 보면 화성은 생명체 없는 아득히 먼 행성이다.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의 풍경이 데스밸리 비슷하지만 데스밸리에는 최소한 선인장이나 전갈이라도 있다. 화성은 그 보다도 훨씬 못하다. 생명체가 없는 것은 물론 공기도 물도 온기도 없다. 화성 지표면의 온도는 화씨 0도를 넘지 못하고 수백도 아래까지 내려갈 수가 있다.
화성은 우리가 자녀를 키우고 싶은 그런 곳이 아니다. 어느 누군가 방문할 곳도 아니다. 물 없고 공기 없는 것은 고사하고 방사능 때문에 사람이 살수가 없다. 방사능이 너무 심해서 지구인이 그곳에 갔다가는 체내 모든 세포가 다 파괴될 것이다. 스타 트랙의 우주는 영화에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 대중은 이런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과학자들이나 정치가들은 이런 사실을 자세히 알리려 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인간의 우주 탐험이 눈앞에 다가왔다, 다음은 유인 화성 탐험이다는 식의 선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우주 탐험은 왜 계속되어야만 하는가. 화성에서 생명체를 찾아내겠다는 작업도 감각과 느낌이 있는 진짜 생명체라기 보다는 수억년전 있었을 지도 모를 미생물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그게 우리 인류에게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우주 탐사가 중요하지 않다거나 흥미롭지 않다는 것는 아니다. 태평양 밑바닥을 탐사하는 것이나 이미 죽어버린 언어를 연구하는 것가 같이 흥미로운 일이지만 실용성이 없다. 쓸만한 연구 결과는 거의 없으면서 필요 이상의 관심과 박수갈채와 천문학적 기금이 쏟아 부어지는 것이 우주 탐사이다.

앤 애플바움/워싱턴 포스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