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말로 지혜를 어지럽히는 자는 누군가”고 히브리 성격의 창조주는 욥에게 외쳤다. 곧바르고 죄 없는 욥은 자신의 부를 빼앗고 자식을 죽인 신에게 도전했다. 그 후 수천 년이 지난 지난 주 하워드 딘은 신학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이 책에 관해 “어리석은 말”을 내뱉었다. ‘바이블 벨트’로 불리는 미 남부에서 캠페인을 벌이면서 딘은 종교적 관심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무마시키려 했다.
딘이 “당신은 나만큼 성경을 아는가”고 말하자 한 기자가 신약 중 당신이 좋아하는 책을 말해 보라고 했다. 그러자 딘은 ‘욥기’를 거론하며 “그러나 끝 부분이 좋지 않다. 일부 신약 중에는 ‘욥기’의 끝이 다르게 돼 있는 것도 있다. 좋게 끝나는 책도 있으나 이는 후에 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딘은 한 시간 후 ‘욥기’는 신약이 아니라 구약에 있음을 인정했다. 이밖에 ‘욥기’가 좋게 끝나는 책도 있다는 그의 발언은 부정확한 것이다. 구약의 ‘욥기’는 좋게 끝난다. 신은 시험을 견뎌낸 그의 믿음을 인정, 재산을 2배로 불려주고 자식도 낳게 해준다. 딘은 자기 발언을 수정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욥기’의 원작은 욥이 완전히 거덜나는 것으로 끝나는 것으로 돼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성경에 우리가 알고 있는 ‘욥기’ 외에 다른 ‘욥기’는 없지만 그의 이 발언은 정확한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욥기’는 신이 불의한 것으로 비춰질까 두려워한 후대의 랍비들이 뒷부분을 수정한 것으로 일부 학자들은 믿고 있다.
그는 ‘욥기’가 원래 신의 전지와 전능에 관한 것이며 반드시 모든 사람이 구원받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학설이 있다는 그의 주장은 옳다. 10년 전 나는 내가 쓴 책 ‘첫 번째 반체제주의자’ (The First Dissident)에서 할리웃 식 해피 엔딩이 후에 덧붙여진 것이라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욥기’가 주목받는 것은 고통 당하는 사람들이 신의 정의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해 느끼는 분노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처음에 부유하고 신앙심이 깊으며 강한 인간이 신과 사탄의 내기 대상이 됐다는 것을 안다. 고통을 당하자 욥은 자기가 태어난 날을 저주하고 정의를 잘못 운용한 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구세주 출현을 요구, 주위 사람들을 경악시킨다.
신은 욥의 말을 듣고 ‘소용돌이 속의 회오리바람’으로 나타나 성경에서 가장 긴 직접 발언을 통해 욥의 읍소를 날려 버린다. “어리석은 말로 지혜를 어지럽히는 자는 누군가”는 바로 신 말의 시작 부분이다. 멋진 이미지와 독설로 신은 우주의 창조자인 자신에게 의문을 제기한 욥을 꾸짖는다.
유태인 학살을 경험한 엘리 위젤은 이같은 신의 무응답에 당황함을 느꼈다고 적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일기장에 “나는 지난 밤 ‘욥기’를 읽었다. 끝 부분에 신이 좋게 묘사돼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썼다. 다른 사람들은 고통이 죄가 있다는 증거는 아니며 사실상의 축복일지 모른다거나 신의 궁극적 뜻을 아는 것은 인간의 능력 밖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욥은 손으로 입을 막고 자기 지식의 한계를 인정함으로써 신의 꾸짖음에 답한다. 민주당 경쟁자들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딘은 “나는 요즘 욥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권위에 도전했다 억울하게 당하고 있다면서 요즘 이라크로 불리는 우즈 땅의 이방인에 자신을 비견하고 있다. 그는 아직도 오만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윌리엄 사파이어/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