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누카 축제

2003-12-3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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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카 명절은 유대 키스리브 달 25일에 시작한다. 양력으로는 해마다 날짜가 다르다. 2003년 하누카는 12월19일날 시작하여 12월27일까지 8일 동안이다. 세계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들은 8일 동안 ‘등불 축제’(Festival of Light)라고 부르며 하누카를 기념한다.

유대인 전통에 따르면 하루의 시작은 해가 지는 석양에서부터이다. 하누카 기념식도 금요일 저녁 7시30분에 시작한다.

우리교회 한인 고등부 학생들도 금요일 날 모인다. 우리 그룹은 크리스천이지만 유대인 풍습을 배우는 것도 종교 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학생들을 인솔하여 금요일에 있었던 하누카 축제에 참석하였다.


’Jews for Jesus’ 그룹이 나자레스 교회를 빌려 하누카 풍습을 설명하여 주며 하누카 노래와 하누카 음식을 축제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대접하였다. 다음은 우리들이 들었던 하누카 전통 이야기이다.

아주 오래 전에 유대 나라를 다스리던 안티오커스라는 시리아 왕이 있었다. 왕은 유대인들에게 그들의 유일신 숭배와 유대 전통을 금지하며 유대인들에게 그리스 신들을 숭배하라고 명령하였다.

어떤 유대인들은 왕의 명령에 복종하였지만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복종치 않았다. 왕의 명령을 거부한 사람들 중 ‘유다 매카비’라는 사람이 있었다. 유다와 그의 사형제는 군대를 조직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반군 군대를 ‘매카비’라고 불렀는데, ‘망치’라는 뜻이다.

전쟁이 시작된 지 3년 후에 매카비 군대가 승리하면서 이스라엘에서 시리안들을 몰아내고 예루살렘 성전을 회복하게 되었다. 매카비 형제들은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고 그리스 잡신들의 형상을 성전에서 모두 제거하였다.

키스리브 달 25일 날 성전 정화 작업을 끝냈고, 성전 재헌당을 하였다. 성전을 깨끗이 치운 유다와 그의 추종자들은 성전을 영원히 밝은 빛으로 밝히기를 소망하였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N’er Tamid)으로 성전을 밝히기를 소망하였다. 하루 밤 정도 쓸 수 있는 등유가 작은 종지에 있었다. 등유를 등잔에 채워 불을 켰다. 그런데 하루치 정도밖에 안되던 등유로 8일 동안 성전을 밝힌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지금도 유대교 성전마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성전을 밝히고 있다. 한번 등잔에 불을 붙인 후 등불이 꺼지지 않게 하며 영원한 불꽃을 유지한다.

유대인들이 시리아를 이긴 후 예루살렘 성전의 정화를 기념하는 축제인 하누카를 ‘불꽃 축제’ (Festival of the Lights)라고도 부른다. 8일 동안 등유가 떨어지지 않았던 기적을 기억하기 위하여 지금도 8일 잔치를 한다. ‘하누카’는 ‘재 헌신’이란 뜻이다. 하누카는 본래 작은 명절이었는데 크리스마스와 같은 절기인지라 유대인들이 크리스마스 대신 즐기는 명절이 되어 지금은 이방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명절이다.

중고등부 학생들은 하누카 축제에 참석하여 유대인 풍습을 배웠다. 게임 쇼 식으로 하누카 명절에 관한 전통과 역사도 배웠다. 만약에 누군가가 8일 동안 만노라 촛불이 몇 개 필요한가 물어본다면 44개라고 대답하라. 우리 일행 모두는 하누카 음식인 나티(감자 팬케이크)와 마짜(빵)를 먹으며 열방의 민족들과 함께 하누카 노래를 부르며 잔치를 즐겼다.


학생들 중 한나는 ‘두레들’이라고 불리는 팽이같이 생긴 장난감을 신기하다며 돌렸다. 두레들에 ‘신, 헤이, 김믈, 눈’이라는 글자의 의미를 배웠다. 그녀는 나에게 ‘신’이라는 글자가 어느 것이냐고 물으면서 자기 성이 ‘신’이라고 하였다. 나는 다행히도 신학대학에서 히브리어를 배운 실력으로 신이라는 글자를 가리키었다. 한나는 재미있어 하면서 냅킨에 조심스럽게 히브리어로 신이라는 글자를 베꼈다.

다른 종교를 경험하며 자신의 종교와 비교하지 않고는 자기 자신의 종교 전통을 이해할 수 없다고 나는 학생들에게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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