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그다드 함락 후 최대 개가

2003-12-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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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사설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체포함으로써 바그다드 함락 후 최대 개가를 올렸다. 부시가 어제 이라크 재건의 결정적 계기가 마련됐다고 한 말은 옳다. 수염을 기른 후세인이 한 때 자기가 고문했던 이라크 지도자들 앞에 끌려 나와 망신을 당하는 것은 통쾌한 일이다. 하나 분명한 것은 사담이 세계 최악의 독재자의 한 명이라는 점이다. 그의 죄상은 흉악하다. 그의 명령으로 수십만명이 살해 또는 고문당했고 그의 손에 직접 폭행 당한 사람도 있다.

부시 자신도 사담을 체포했다고 적대행위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이것이 미군에 대한 공격이 줄어드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후세인이 이런 공격에 얼마나 깊숙이 관여해 왔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체포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그가 다시 재집권해 미국과 협조한 사람에게 복수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제거해 줄 것이다.
후세인 정권은 4월 바그다드 함락과 함께 끝났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남아 있다. 그 중 하나는 대량 살상무기는 어떻게 됐으며 정권 말기 사담이 무슨 일을 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라크 국민을 위로하고 다른 독재자들에게 경종을 울린다는 뜻에서 사담이 공정한 재판을 받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이 복수나 선전 선동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 이라크인의 참여를 위한 노력을 필요하지만 이라크 사법 체제만으로 이를 다루기는 역부족이다. 지난 주 이라크 재판위원회 구성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우리는 유엔 감독 하에 이라크에서 이라크인에 의해 재판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미국이 고른 판사가 하는 재판은 정통성이 없다.

사담 체포는 미국에게 어떻게 하면 이라크에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정부를 수립하느냐 하는 과제를 남겨 주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점령의 국제화와 유엔 주도 하의 재건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성공의 척도는 이라크가 폭력이 아니라 합의에 의해 통치되고 자원을 무기가 아니라 경제 개발에 쓰도록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라크는 마침내 후세인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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