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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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이길 수 있다

2003-12-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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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크리스톨/ 워싱턴포스트

앞으로 11달 동안 공화당원과 보수파, 부시 캠페인 관계자들은 아침마다 ‘후발주자도 이길 수 있다’는 경구를 10번씩 되뇌어야 한다. 하워드 딘은 부시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주자는 지난 대선에서 3번 내리 더 많은 유권자들의 표를 얻었다. 2번은 정치력이 뛰어난 클린턴 덕이었지만 3번째는 미숙한 고어가 나왔는데도 그랬다. 히스패닉 계 증가를 비롯한 인구 추세도 2004년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부시가 현직이라는 점은 유리하지만 그는 후버 이래 처음 재임 기간 중 일자리가 줄어든 채 선거를 치러야 하는 대통령일 뿐 아니라 존슨 이래 처음 잘못된 이유로 미군을 해외에 파병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대통령이기도 하다.


부시는 또 공화당이 연방 상 하원을 장악한 2년 후 재선을 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독식하고 있었던 1980년과 1994년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지난 두 세대간 유지 해온 ‘나뉘어진 정부’를 부활시켰다. 2004년 그 가장 쉬운 방법은 부시를 낙선시키는 것이다. 지금 미국인 다수는 미국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시를 다시 뽑아야 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나 딘은 과연 자격이 있는가. 딘은 훌륭한 예선 캠페인을 펼쳤다. 딘은 북동부 지역 리버럴이지만 두카키스와는 다르다. 그는 버몬트 주지사 시절 중도적 정치를 폈으면 민주당 지명을 따내는 순간 중도적 노선을 표방할 것이다. 국내 문제에 대해서 딘은 부시를 재정 적자를 늘리고 소셜 시큐리티를 위협하는 과격분자로 몰 것이다. 국외 문제에서 그는 자신이 처음부터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지만 무력 사용을 배제한 적은 없으며 심지어는 미군 병력을 1~2개 사단 정도 늘리겠다고 나올지도 모른다.

9·11 사태 후 보여준 부시의 지도력은 강점이지만 국무 장관은 외교적 타협에만 열중하고 있으며 국방장관도 발을 빼려하고 있고 비서실장은 이라크에서 할 일을 마친 후에는 즉시 철군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시의 부하들마저 이처럼 전쟁의 성격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판에 미국인들이 이를 이끌고 있는 부시를 꼭 지지하리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럴 경우 차기 대통령은 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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