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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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일본과 이라크

2003-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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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은 최근 런던에서 이라크 전후 복구작업이 2차대전 당시 독일이나 일본에서 보다 더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잘못된 비교이다. 지금 이라크의 상황과 반세기전 일본과 독일의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이라크 점령 6개월이 된 지금 미군 병사 180여명이 사망을 했고 2,000명이 훨씬 넘는 숫자가 부상을 당했다. 이라크측 사상자는 훨씬 더 많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전쟁 당시 가미가제 자살 특공대까지 조직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패전하자 점령군에 대한 심각한 폭력사건이 단 한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1945년 8월중순 일본이 항복한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은 당시 군정 회의를 주재할 정도로 시국이 안정되어 있었다.

점령 반년이 지났을 때 일본에서는 비무장화와 민주화를 위한 정책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여성해방, 노동 조합 결성, 교육의 자유화, 사법체제 정립, 경제기관들의 민주화 등이 주 내용이었다. 점령 6개월이 된 시점에서는 맥아더의 보좌관들이 일본의 헌법 제정작업에 끼여들어 도움을 줄 정도였다.


이라크와 다른 점은 우선 일본의 항복이 이의가 없는 무조건적 항복이었다는 점이다. 아울러 미국은 2차대전 당시 일본항복 후의 전략을 세울 시간이 3년이나 있어서 지금 이라크에서처럼 두서없지가 않았다. 부시대통령이 지금의 이라크를 일본과 비교하는 것은 맞지가 않다.

존 다우어/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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