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디언 카지노 징세

2003-11-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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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카지노 도박이 중요한 이슈로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 카지노 도박은 연간 약 50억달러의 규모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주 정부 등에는 5% 미만의 헌금을 하는 정도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카지노 도박이 낳는 범죄, 교통체증, 환경오염 등 사회적 비용부담을 안고 있다. 이런 점에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주 정부와 인디언 부족간에 체결된 협약을 재 협상해야 한다. 인디언 부족만이 아니라 3,400만 캘리포니아 주민 전체를 위해서 말이다.

코네티컷 주에서는 2개의 인디언 부족 카지노에서 수입의 25%의 세금을 거둔다. 연간 4억달러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정부는 카지노 도박이 인근지역에 끼치는 폐해를 고려해 인디언 카지노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 가치 하락, 청소년 문제, 범죄, 부채로 인한 자살 등 너무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슈워제네거는 이를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코네티컷에서 인디언 카지노 도박을 인정한 것은 캘리포니아에서 그랬던 것처럼 과거 인디언들에 대한 만행에 대한 속죄의식 때문이다. 그래서 도박을 허용함으로써 죄의식을 쉽게 씻으려 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주 정부는 카지노에서 보다 많은 돈을 받아내는데 주저하고 있다.

인디언 카지노에 대한 주 정부의 통제가 거의 불능상태에 들어간데 대해 주민들은 심기가 불편해졌다. 그러나 인디언들은 정치인들을 로비스트로 채용해 물량공세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고 있다.

크루즈 부스타만테 캘리포니아 부지사가 인디언 카지노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은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인디언들의 로비는 계속돼 왔다. 인디언들의 일종의 ‘주권적 권한’이라기보다 이제는 이들만의 집단이익이 돼버렸다고들 생각한다.

유감스럽게도 캘리포니아가 겪고 있는 사회적 병폐는 코네티컷보다 더 심각하다. 그러나 한가지 낭보가 있다. 캘리포니아에는 보다 많은 인디언 부족이 있고 보다 많은 카지노가 영업을 하고 있는 잠재적 세수가 많다는 뜻이다.

주정부가 인디언 카지노와 새로 체결해야 할 계약으로 정부의 세수가 증대돼야 한다. 환경, 교육, 치안, 도로보수 등에 인디언 카지노가 합당한 부담을 떠맡아야 한다. 18년간 지속돼 온 기존의 협약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인디언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 영업을 하려면 경마나 다른 카지노와 동등하게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주지사는 주 내 카지노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합법화를 제안할 수 있다.

인디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경마든 다른 카지노든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라스베가스의 벨라지오 호텔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하면 인디언들의 태도가 바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인디언들이 협상에 임하면 슈워제네거는 도박의 문제점에 대해 주민들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음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리고 협상 대표로는 워렌 버핏이 적임이다.그는 투자자, 상담가, 협상가인 데다 파트타임이긴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민이다. 그만큼 영리한 사람도 없다.

브렛 프롬슨/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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