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불 방조하는 부시

2003-10-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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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부시 대통령은 산불이 난 서부지역을 돌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국유림 벌채를 허용하는 새 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법이 시행될 경우 그 동안 산불 방지에 기여해 온 비도로 지역 보호율은 사실상 폐기될 것이다.

이 규칙은 5,800만 에이커의 국유림에 도로를 만드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산불을 방지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길 없는 숲 속에서 자라는 나무는 껍질이 두꺼워 웬만한 불에는 타지 않는다. 오래 된 나무일수록 불에 잘 견딘다. 가주 세코이아는 수 천년 동안 산불에 버텨냈다.

산림청 조사에 따르면 숲에 길을 내면 산불이 날 가능성은 두 배로 뛴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정치 헌금을 한 목재, 광산, 석유 회사들의 입맛에 따라 산림 정책을 요리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가장 불에 안 타며 따라서 가장 값이 비싼 고목들의 벌채를 허용해왔다. 그 후 남는 것은 금방 불에 타는 잡목과 솔잎들뿐이다. 이로 인해 서부 지역은 불타기 직전의 지옥 같은 상태로 남아 있다.


일반 미국인들은 화재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집 주위의 잡목과 인화 물질을 치우고 로즈메리와 페리윙클 등 잘 불이 붙지 않는 관목을 집 주위에 심는 등 화재에 대비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목재회사들의 이익을 미국 가정과 숲의 안전보다 우위에 두는 근시안적 정책을 중단할 때가 됐다.

릭 워딩턴/ 데일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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