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방화의혹’ 철저 수사를

2003-10-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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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를 휩쓸고 있는 산불발생 지역 가까이 살고 있는 주민들은 불이 번지는 광경을 ‘지구종말의 모습’에 견준다. 이상할 것 없다. 26만에이커가 전소됐고 피해 규모는 더욱 늘 것이다. 수백채의 가옥이 불탔고 14명이 숨졌다. LA 일대가 연기와 재로 덮여 있다. 지난 토요일 포모나 동쪽으로 차를 몰고 가다가 앞을 전혀 분간할 수 없던 운전자가 차를 되돌렸다. 화재지점에서 수마일 떨어졌는데도 숨쉬기가 고통스럽고 붉은 불길이 공포를 자아냈다. 10년 전 롱비치 대 화재를 잊지 않고 있는 오렌지카운티 주민들에게 이번 불은 남달랐다.

샌디에고, 폰태나, 라번, 클레어몬트, 랜초 쿠카몽가 등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이번 화재의 원인에 대해서는 별로 밝혀진 바가 없다. 불길은 산등성이를 타고 위로 치솟아 레이크 애로헤드, 빅베어 레이크의 별장지역을 강타했다. 오렌지카운티 남부에서 발생한 화재는 불길이 잡혔으나 벤추라 카운티에서 새 불이 났다.

건조하고 무더운 날씨와 샌타애나 강풍이 재앙을 키웠다. 이번 화재 중 최소 2건이 방화로 의심받고 있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재산과 인명을 앗아간 화마를 일으킨 방화범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지 모르겠다. 뉴스에는 애완동물을 안고 대피하는 주민들, 몇몇 개인 물품을 들고 집을 빠져 나오는 주민들의 모습이 가득하다.


지금 단계로서는 희망사항이지만, 불길이 잡히면 장래 이와 유사한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우선 방화가 사실이라면 범인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진화 기술 등에 대한 개선방안과 주정부 차원의 비상대비책 강화도 논의해야 한다. 소중한 집을 잃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주민들과 불길을 피해 대피해 있는 주민 모두를 위해 기도한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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