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산 가구 ‘몰라보게 좋아졌네’

2003-07-1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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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정보

최신 공장시설에 디자인 향상
침대·장식장·테이블 등 위주
목재 저가품으로 미시장 공략
미 업계 공장폐쇄등 전전긍긍

‘세계의 공장’중국이 미국의 가구 시장마저 점령할 태세다. 값이 싼 데다 가격에 비하면 품질도 몰라보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3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산 가구는 휘어진 윗 부분, 약한 서랍, 느슨한 다리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신식 공장 시설, 값싼 노동력, 미국의 디자인 지도 덕택에 이젠 품질도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고 있다.
컨테이너 수량으로 따지면 중국산 가구는 이미 텔레비전, 장난감, 신발, 자동차 부품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미국 시장으로 쏟아져 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이 230억달러 규모의 목재 가구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중국 가구업계는 침대, 장식장, 테이블 위주의 목재 가구를 중점 공략하고 있다. 중국산 8피스 식탁 세트는 미국산의 반값인 2,500∼3,500달러, 가죽 소파는 미국산보다 수백달러 싼 1,000달러 이하면 살 수 있다. 디자인도 전통 미국식이라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없다.
중국산 가구는 대부분의 가구 도매업체, 백화점, 디스카운트 매장을 파고들었다. 중국 업계간의 경쟁 심화로 가격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국의 목재 가구 제조업계는 최근 2년반새 인력 3만4,000명을 줄였고 20개 이상의 공장을 폐쇄했다. 중국 업계의 파죽지세에 눌린 14개 미국 업체는 16일 “중국 가구업계가 정부 보조금과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라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며 중국산 가구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산에 관세가 붙더라도 가격 차이가 워낙 커 가격 경쟁력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그 시기도 빨라야 내년 말에나 가능해 관세 혜택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의 품질은 아직 떨어지는 편이다. 고장이 나도 가구 부속품을 구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으며 중국의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졌나에 따라 품질 차이도 많이 난다.
중국에서 제조해 최근 선보인 이탈리아 업체 ‘나쭈찌’의 ‘이탤소파’는 저급 가죽을 사용, 유럽산보다 매끄러운 면에서는 뒤쳐진다. 모델도 한정돼 있어 다양한 색상과 직물 조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산 가구는 가격 경쟁력과 향상된 품질을 바탕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어 알뜰 샤핑을 꿈꾸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가구의 하나가 돼가고 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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