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식품상협 왜 이러나”

2003-07-1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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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산적해 있는데 사사건건 대립
주의회서 별도 로비도…권익손상 심각

가주 한인식품상협회(KAGRO)의 내분이 갈 데까지 가고 있다.
잇따르고 있는 가짜담배소송과 주의회 법안 등 산적한 현안에도 불구, 3,000여 가주 한인 식품상들을 대변해야할 협회가 2년째 계속되는 소송과 내분으로 각 지부 별로 현 집행부 지지파와 반대파로 나뉘는 등 지리멸렬 상태다.

수 백여명의 한인식품상이 피소된 필립모리스 가짜 담배소송의 경우 가주KAGRO(회장 한종섭)와 LA KAGRO(회장 박종태)가 주도권 다툼으로 소송대처에 혼선을 불러 일으켰고, 필립모리스와의 협상창구 마저 LA 지부와 가주KAGRO가 제각각 이었다. 또 가주 KAGRO 전체가 참여했어야 할 가짜담배근절 캠페인도 LA챕터가 독자 캠페인에 나서 불협화음을 노출했다.


특히 영세 식품상의 매출에 영향이 큰 주법안 SB108/ AB216(주류 1병당 세금 5센트 인상안) 대처에서도 KAGRO의 분열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 한종섭회장과 이봉수이사장 체제에 반대해 2년째 소송을 계속하고 있는 샌타바바라 지부 찰스 정 회장을 비롯한 5개 지부 대표들이 모인 캘리포니아 KAGRO 챕터위원회(대표 찰스 정)의 대립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들은 현 KAGRO 집행부와는 독자적으로 16일부터 새크라멘토를 방문해 이 법안의 통과저지 로비를 벌일 예정이지만 나머지 캘리포니아 KAGRO 산하 나머지 4개 챕터와 KAGRO 본부측은 이들이 입법저지 로비 예정 사실 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챕터 위원회 찰스 정대표는 “한종섭 회장과 이봉수 이사장 체제를 인정할 수 없지만 한인식품상들의 현안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현 집행부측은 “소송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엄연히 집행부가 있는데도 일부 지부가 위원회를 결성해 마치 가주 KAGRO 전체를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해선 안된다”고 반박하는 등 KAGRO의 분열상은 심각하다.

한편 한종섭회장 선출문제를 둘러싼 법정시비는 회장 지지파와 반대파 모두 한치의 양보를 거부한 채 2년째 소송을 계속하고 있어 KAGRO의 정상화는 요원한 가운데 그 피해는 이제 전체 한인 마켓과 리커상의 권익에도 미치고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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