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라크 전 걱정할 필요 없다

2003-03-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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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부풀었던 조기 종전에 대한 기대는 이제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 없이 사라졌다. TV화면에 모래 폭풍과 검은 복면을 한 이라크 비정규군, 미군 포로의 모습이 등장하자 국방부 관리들은 전쟁을 계획을 설명할 때면 수세에 몰리고 있다. 다가올 바그다드 전투를 앞두고 불길한 예감마저 든다.
이는 상당 부분 부시 행정부가 자초한 일이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힘든 전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미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

리처드 펄과 케네스 애덜만과 같은 국방부 보좌관들은 지난 18개월 동안 바그다드 진격이 ‘누워서 떡 먹기’라고 주장해왔다. 90년대 말 현재 국방부 부장관 직을 맡고 있는 폴 월포위츠는 소규모 미 정규군이 이라크 반정부 세력과 힘을 합치면 쉽게 사담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한 주간 전황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잘못 돼 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연합군은 매일 매일 적을 향해 진군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이 잘 돼 가고 있으며 앞으로 더 잘 되어 가리라 봐도 좋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바그다드 전투는 빨리 끝날 것이다. 연합군은 바그다드 외곽에 주둔하고 있는 공화국 수비대 절반 이상을 괴멸시키기 전에는 시내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후세인은 자기 부대 중 여러 사단을 시 외곽에 배치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이는 연합군에게는 민간인 희생을 줄일 수 있는 호기이다. 바그다드 남쪽에 있는 메디나 사단은 아파치 헬기의 공격은 격퇴했지만 지상군과 헬기, 전투기의 합동 작전에는 당하지 못할 것이다.


연합군은 바그다드 시내를 한 블럭씩 장악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이라크 군이 어디에 임시 사령부를 두고 진지를 구축했는지 파악한 다음 야간 기습 공격을 통해 이를 하나 하나 파괴하거나 점령할 것이다. 피비린내 나는 시가전이 벌어지기는 하겠지만 이라크 사령부가 결단난 상태에서 저항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거기다 중요한 부대가 증파되고 있다. 제4 보병 사단이나 전 101 공수 사단의 도움 없이 전쟁을 시작한 것부터 잘못이다.

그러나 이 실수는 곧 시정될 것이다. 모래 폭풍과 페다옌 민병대의 저항으로 진군이 늦어진 것은 어찌 보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터키를 통해 이라크로 들어가려고 기다리던 제4 사단이 쿠웨이트를 통해 갈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사담은 이라크 남쪽에서 오래 버틸 수 없다. 페다옌을 가지고 민간인을 통제하려 하겠지만 페다옌의 규모는 크지 않으며 이라크 국민을 전쟁에 동참토록 설득할 능력도 없다.

정예 부대와 페다옌을 제외한 전체 이라크 군 병력의 3/4을 차지하고 있는 정규군은 지속적인 저항을 할 능력이 없다. 최악의 경우 바스라도 바그다드와 같은 아닌 문제를 일으키겠지만 그 규모는 훨씬 작을 것이다.
코소보와 아프가니스탄의 예를 보면 전쟁 중 국민들이 참을성을 잃는 순간이 온다. 지금 우리는 바로 그런 때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작전은 전반적으로 올바른 것이며 적은 매우 약 하다.

이번 전쟁은 인명 피해를 동반할 것이며 부시 행정부는 사전에 이를 국민들에 주지시켰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이길 것이며 그것은 압도적인 승리가 될 것이다.


마이클 오핸런/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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