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증오의 피

2003-03-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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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이 곧 벌어지면 가장 위험하고 지저분한 전투는 이라크 북쪽에서 벌어질 것이다. 그것은 이라크군과의 싸움이 아닐 것이다.

미국은 터키를 전쟁에 끌어들이기 위해 북부 이라크 쿠르드족 지역에 터키가 개입하는 것을 허용했다. 많은 쿠르드족들은 터키를 뼈 속까지 증오한다. 터키군이 진주하면 틀림없이 이들에게 수류탄을 던지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터키와 쿠르드족의 유혈 충돌사태가 불가피 하다.

이는 우리가 이라크를 침공하면 발생할 돌발사태의 하나다. 우리는 이라크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다. 유엔 외교관 하나 마음대로 못하면서 무장한 군인들을 미국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터키와 쿠르드, 이라크인들과 미국이 키르쿡과 모술의 유전을 놓고 치고 받는 악몽이 현실로 나타날 지도 모른다. 터키는 쿠르드족이 유전을 차지해 독립국가를 세우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터키가 이 지역에 진주할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미국은 사담의 대량 살상무기를 찾아내는 데만 정신이 팔려 이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혈 참극의 가능성은 보지 못하고 있다.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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