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의로운 평화

2003-03-12 (수)
크게 작게
요한 바오로 2세와 지미 카터와 여러 종교 지도자들이 이라크와 싸움은 ‘정의로운 전쟁’ 조건에 미달한다고 들고나섰다. 그렇다면 ‘정의로운 평화’는 어떤가. 전쟁은 나쁜 일이지만 전쟁을 뒤로 미루기만 하는 평화는 이보다 나을 것이 없다. 지금 미국이 물러나 사담을 그냥 놔둔다면 바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다.

사담은 우리가 지치기를 기다릴 것이고 세계가 그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는 순간 그는 다시 핵 개발을 서둘 것이다. 그는 범죄적 정권을 이끌고 있는 독재자다. 그는 반체제 인사와 쿠르드족, 시아파 회교도 등 자국민을 학살했다. 그가 다시 살아날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

전쟁을 하기 전 부시가 많은 실수를 한 것은 사실이다. 무장 해제와 정권 교체 사이에서 왔다 갔다 했는가 하면 알 카에다와 후세인이 관련이 있는 것처럼 말했다가 증거를 제시하지도 못했다. 외교적 미숙으로 전통적인 우방까지 적으로 돌렸다. 그러나 25만명의 미군이 파견되지 않았던들 후세인은 유엔 무기사찰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가 관심을 버리는 날 그는 다시 이들을 쫓아낼 것이다. 1939년에서 1941년 사이 미국은 독일로부터 아무런 위협 없이 평화롭게 있었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지 않았더라면 미국은 전쟁에 불참했을 것이고 그랬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라크는 나치 독일과는 다르지만 그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반전론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수많은 평화 운동가들이 후세인이 자국민을 독살하고 이란과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
바그다드의 인간 방패에게 후세인의 고문실에 들어가 스스로를 묶을 것을 권하고 싶다.

리처드 코언/워싱턴포스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