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과 대화 서둘러라

2003-03-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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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전면적인 핵무기 생산 착수시점이 다가오고 있으나 외교적 노력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이는 전적으로 미국의 잘못은 아니지만 북한과의 직접적인 협상의 필요성을 급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는 것은 북한이 올 여름까지 한 달에 한 개씩 핵무기를 생산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보다는 현명하다.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외면할 수는 없으며 군사적 대응은 수 십만 명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뿐이다. 2일 미군 정찰기에 북한 전투기가 접근한 사건은 이미 현재의 대결상황이 매우 위험한 지경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법은 외교적 방식밖에 없음에도 대화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 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무조건적 협상을 원하지만 미국은 핵 개발 동결에 대해서만 말하고자 한다. 북한이 1대 1 협상을 원하는 반면 미국은 한중일과 러시아를 포함하는 다자간 대화를 요구한다. 그 와중에 북한은 플루토늄 원자로를 재 가동하고 연료 봉을 재처리 공장으로 옮겼다. 일단 재처리 작업이 시작되면 북한은 한 달에 하나씩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방식에 구애받지 말고 대화를 시작하면 핵 개발을 즉시 동결한다는 조건으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 다자 협상이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비현실적이다. 한미 양국과 중국, 러시 아 사이의 이견을 고려하면 그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중국은 지역은 물론 세계적 열강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면서도 북한에 관해서는 시야가 좁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을 때의 문제보다는 탈북자들이 가져올 경제적 부담에 대해서만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주 파월 국무장관이 아시아를 순방했을 때 미 북간의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대화는 곧 시작돼야 한다. 한국과 중국이 대화 기간 핵 개발을 중단하라고 북한에 압력을 넣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경제 원조와 안보 보장은 핵을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와 미사일 개발 영구 동결과 사찰에 반드시 연계돼야 한다.

뉴욕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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