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라크 석유문제들

2003-02-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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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를 입고 거리에서, 유럽 의회 의사당 복도에서 사람들은 미국이 이라크 석유 때문에 전쟁을 하려 든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SUV를 굴러가게 하기 위해, 전비를 이라크 석유로 메우기 위해 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얘기다. 미국은 더 이상 이 문제를 등한시 할 수 없다.

부시는 후세인이 위험인물이며 전쟁이 나면 이라크 주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라크가 풍부히 보유하고 있는 석유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이라크 땅 밑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많은 원유가 매장돼 있다. 지난 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하고 수개월만에 퇴각한 이라크는 경제제재 때문에 원유생산을 제대로 충분히 못하고 있다. 생산량을 정상으로 회복하려면 50억달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비용은 생산 정상화로 쉽게 충당할 수 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후세인이 쿠웨이트 유전을 폭파했듯이 이라크 유전도 폭파할 수 있다고 보고 유전 안전확보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물론 이라크 유전을 빼앗겠다는 뜻은 아니다. 파월 국무장관은 이라크 석유는 이라크 주민들의 것이므로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착취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파월뿐 아니라 백악관에서도 나와야 한다.

러시아와 프랑스는 이라크에서의 기존의 석유사업에 타격을 입을까 염려하고 있다. 정유업계에 밀접한 관계를 맺은 부시와 체니의 경력은 많은 비판세력들에 의해 미국이 이라크에 미국 정유회사들을 심어 두려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미 국민과 세계 나라사람들에게 이라크 석유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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