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앞으로 해야할 일들

2003-01-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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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와의 전쟁과 북한과의 핵 갈등 등 국제 현안을 안은 채 부시는 연두교서를 발표했다. 미국과 세계는 부시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세계는 값비싼 희생을 감수하면서 이라크에 선제공격을 취해야 하는 의아해 하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만한 내용을 기다렸다. 하지만 부시는 정작 관심을 전쟁 여부보다는 덜 자극적인 미국 경제 이슈로 시작했다. 그는 연설 절반 가량을 에너지 정책, 사회 프로그램, 감세 등등으로 채웠다. 처방약 프로그램은 청사진 자체도 불투명했다.

그리고는 이라크 문제로 들어갔지만 그것도 화끈한 맛은 없었다. 파월 국무장관이 내주 유엔에서 이라크와 테러조직의 연계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부시는 테러방지 비용, 부유층에 대한 대규모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사회 프로그램 등의 재원마련 등 주요한 이슈에 대해 별다른 해답을 주지 못했다.


부시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다음 대통령, 다음 의회, 다음 세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 등으로 인해 재정적자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6,700억 달러 규모의 감세안이 다음 세대에 영향을 미칠 사안라는 점을 간과한 것 같다. 에이즈 부분에 있어서는 박수를 칠만했다. 연간 300달러면 HIV에 감염된 아프리카 주민 3,000만명 중 1명을 구할 수 있으므로 의회가 향후 5년간 150억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주길 바란다는 부시의 당부는 환영할 만했다. 의회는 이 계획이 집행될 수 있도록 조속히 손을 써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시는 최근 수주간 가장 시끄러웠던 문제 중 하나인 북한의 핵 개발을 다루었다. 그러나 명확한 정책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신 후세인이 유엔 결의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부시는 이라크의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 자체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전비가 어느 정도 소요될 지 밝히지 않았으며 전후 이라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향후 수주일간 부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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