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를 좋아하는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 이민 와서 처음 먹어본 치즈가 아마 구다(Gouda)였던 걸로 기억한다. 저녁 식사 후, 잘 익은 천도복숭아를 썰어서 구다 치즈 한 조각과 함께 먹으며 텔리비전을 봤는데, 구다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천도복숭아의 향이 너무 잘 어울렸다. 구다는 마켓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치즈로, 보통 빨간색의 촛농 같은 껍질 속에 들어있는 둥근 모양의 치즈이다.
구다라는 이름은 로테르담과 우트레히트 사이에 있는 네덜란드의 조그만 소도시에서 따온 것으로, 그 지방에서 13세기 수출을 위해 처음 이 치즈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사실 네덜란드는 세계 최고의 치즈 수출국이다. 그렇지만 많은 물량에 비해 수출하는 치즈의 종류는 두세 가지밖에 안되고, 그 중에서도 구다 치즈가 무려 60%를 차지한다.
구다는 숙성기간이 짧으면 짧은 대로 순하고 버터 맛이 나는 부드러운 맛으로 먹기가 좋고, 3년쯤 숙성된 것은 훨씬 더 맛이 깊고 향이 강해지므로, 개개인의 기호에 따라 즐길 수 있다. 저온 살균된 소젖으로 만드는 구다는 지방 함유량이 약 45~50% 가량 된다. 구다는 음식을 조리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지만, 사과, 살구, 복숭아, 아몬드 등과 함께 그냥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구다의 풍부한 맛과 향은 샐러드에 함께 넣어서 먹어도 잘 어울린다.
구다 치즈와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는, 너무 드라이하지 않은 달콤한 리즐링(Riesling)이나, 과일향이 풍만하고 잘 숙성된 진판델(Zinfandel) 혹은 멜로(Merlot)를 추천하고 싶다
<최선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