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와 똑같은 아이들

2002-10-19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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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와 가정이야기

제가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아이들의 문제는 곳 가족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 말의 뜻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아이에게 문제가 있으면 그 영향이 가족 모두에게 미친다는 뜻이고 또 다른 뜻은 가족의 문제가 아이에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중에서도 가장 흔한 경우는 부모 사이에 있는 문제들이 아이에게 나타나거나 아이들이 부모의 문제적인 행동들을 배우는 것입니다. 문제 있는 아이들을 보며 늘 생각하는 말이 윗물이 고와야 아랫물이 곱다는 말입니다. 얼마 전에 남자아이가 학교에서 화를 못 참아 욕을 하고 다른 아이들을 때리며 의자를 선생님에게 던졌습니다. 물론 그 아이는 정학을 당하고 학교측의 강요로 엄마와 상담소를 찾아 왔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모 둘 다 성질이 급하여 아이들 문제는 무조건 심한 꾸중이나 매로 해결해 온 것입니다. 그 아이는 자라면서 문제가 있거나 화가 나면 폭행으로 해결하는 것밖에 배우지 못한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아이를 개인상담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부모교육이 훨씬 더 필요하고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는 비결은 꾸중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의 인격을 함양하는 것이고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24시간 감시나 간섭이 아니라 부모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는 본과 부모 개인의 만족감에서 우러나는 사랑입니다. 아이들은 말로 표현은 못하지만 자기 부모들 사이에 있는 문제들이나 긴박감을 피부로 느끼면서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이 짜증, 불안증, 아니면 우울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기 삶의 허공을 때우기 위해 아이에게 헌신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그 아이의 삶은 곧 부모의 삶이 되는 것입니다. 이때 많이 볼 수 있는 문제는 아이가 자기생활에 대한 의욕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들이 선천적인 문제를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들도 있고 소수 민족이기 때문에 겪는 문제들도 많지만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을 때 어느 부모나 가끔 한번쯤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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