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팁 갈수록 짜네요

2002-10-05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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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불확실 타운업소들 10~30%나 줄어

경제의 불확실성이 팁을 위축시키고 있다. 주류사회나 한인타운이나 공통된 현상이다. 증시불안, 실직자 증가, 엇갈리는 경제지표 등 불투명한 경제 현상에 불안을 느낀 고객들은 덩달아 팁 인심도 짜져 식당, 미용업, 택시 등 팁 의존이 큰 업종 종사자의 수입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88년부터 타운에서 ‘무궁화 미용실’을 운영해 온 폴 안씨는 “노인들은 주로 서비스 요금의 10%, 젊은이들은 20%까지 주는데 전체 팁 액수가 최근 한두 해 사이에 10% 가량 감소했다”며 “팁을 전혀 주지 않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인 50여명을 비롯 250여명의 기사들을 고용하고 있는 ‘벨 택시’의 모니카 정 수퍼바이저는 “팁이 요즘 30~40%까지 줄었다고 기사들이 말하더라”며 “뿐만 아니라 거리에 따라 정해진 액수를 받는 불법택시에 익숙해 진 고객들이 미터기에 나온 요금이 많다고 시비를 걸거나 우수리를 떼고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수퍼바이저는 “고객들이 ‘팁 줘야 돼요?’라고 묻기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종에 비해 팁의 비중이 큰 스파도 마찬가지. 한 한인 스파 직원은 “정확한 액수는 알 수 없지만 지압사들의 지갑도 많이 얄팍해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요식업소, 세차장, 발레 주차장 등에서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근무하는 종업원들도 “수입이 예전 같지 않다”며 “9.11 테러사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이들 중에는 팁이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경험하거나 부양가족의 숫자는 같은 상황에서 소득은 낮아진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투 잡을 뛰기 시작한 사람들도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대체로 음식이나 음료를 서브하는 직종은 18~20%에 달하던 팁이 15%선으로, 택시운전사는 15%가량이던 팁이 10%선으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코넬대학교 호텔경영스쿨에서 소비자 행동심리를 가르치는 마이크 린 교수는 “팁을 주는 고객들의 행위는 무드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나쁜 서비스, 궂은 날씨, 좋지 않은 경기 등이 팁 액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섭 기자>
peter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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