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양 요리책만 보고 매일 직접 만들어 먹었지요”
▶ 서양요리 전문가 박원옥주부
박원옥씨(47)는 평범한 한인 가정의 주부. 그러나 식탁에서만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주부다.
결혼후 20여년동안 식탁을 미국음식들로만 차려왔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남편이 미국사람인가보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편도, 당연히 아이들도 모두 100% 한국사람. 바로 그 순 한국인 남편의 권유가 서양요리 전문가의 입문 계기가 됐다.
“결혼 직후 남편이 ‘미국에 왔으니 미국음식만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한국음식은 그동안 많이 먹었으니 앞으로는 안 먹어본 외국음식을 먹고 싶다는 거예요. 그때부터 요리책을 보면서 매일 하나씩 새로운걸 만들어봤죠”
바로 그 점이 웬만한 서양요리 전문가들과 박씨가 구별되는 부분. 그녀는 요리를 공부한 것이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로 매일 부엌에서 연구하고 경험하며, 또 식탁에서 먹어보고 평가받으며 해왔기 때문에 실전에서 그녀를 능가할 한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서양요리 좀 한다는 사람들이나 심지어 전문가들이 냈다는 요리책 조차도 실전 20년 ‘셰프 박’의 실력을 따라가기 힘들 정도. 집에 손님을 초대해도 항상 서양음식들로만 차려내기 때문에 친지들 사이에 박씨네 만찬은 가장 기다리는 코스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서양요리, 하면 부담부터 갖는 사람이 많은데 쉬운 책을 사다놓고 하나씩 따라하다 보면 자연히 요령이 생긴답니다. 양념도 너무 많은 것 같지만 몇 번 써보면 재료와 맛이 어울리는 것을 터득하게 되지요. 한인들 입맛에 안 맞는 것은 쓸 필요가 없고요, 마늘과 생강을 조금 더 넣으면 맛이 훨씬 달라져요”
얼마전 본보 후원으로 요리강좌를 가진 야채꽃과 전채요리 전문가 명인자씨의 딸인 박원옥씨는 72년 이민 온 1.5세로 대학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둘이 있다. 바이얼린 연주실력도 전문가 수준이라 교회 연주는 물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