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여성 제안, 9·l1 사태 1주기 맞춰
시애틀의 한 평범한 음악팬이 낸 아이디어에 따라 9·11 사태 희생자들을 위한 진혼곡이 d는 9월 11일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공연된다.
지금까지 미국은 물론 아시아, 유럽, 중남미 지역에서 30여 합창단이 이날 모차르트의 D단조 레퀴엠을 부르기로 약속했고 다른 125개 합창단이 참여를 고려중이다.
각 지역 공연은 작년 9월 11일 첫 여객기가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을 공격한 시각인 오전 8시 46분(국제 날짜 변경선 기준)에 시작된다. 공연시간은 같아도 시간대가 다르므로 서쪽으로 옮겨가면서 공연이 이어지는 양상을 띄게 된다.
‘파도식 진혹곡’으로 불리는 이 아이디어는 지난 1월 하순 시애틀 심포니 합창단의 개막 연주회에 갔던 한 여성 팬과 베이스 파트 단원의 대화에서 비롯됐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 여성은 “합창을 들으며 세계의 최고 합창단들이 사건현장인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 둘러서서 사망자들을 위해 진혼곡을 부르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 말을 전해들은 합창단원들은 자발적으로 준비 위원회를 결성하고 파도식 진혼곡 공연 외에 세계의 유명 성악가들을 9·11 사태 1주기 행사에 초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와 워싱턴 DC의 국방부 및 펜실베니아주 서머셋 카운티 등 그날 테러가 발생한 세 곳에서 노래를 부르도록 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준비 위원회는 파도식 진혼곡 공연에 참가하는 합창단의 단원들에게 희생자 이름이 적힌 하트 모양의 배지를 가슴에 달아줘 합창단원 한 사람이 희생자 한 사람씩 진혼하는 모양새를 갖추기로 했다.
이날 시애틀에서는 파라마운트 극장에서 시애틀 심포니 지휘자 제라드 슈와츠의 지휘로 모차르트 레퀴엠이 연주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