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시각

2002-06-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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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압도할 독일 체력 (마이클 엘리엇)

슛을 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 영국이 그랬던 것처럼 터키는 브라질 문전을 뚫지 못했다. 준결승전 이전부터 나는 독일의 우승을 점쳐왔다. 발락이 뛸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나는 아직도 독일의 승리를 낙관한다. 독일은 체력과 신장 면에서 우세하다. 호나우두는 함만에 의해 봉쇄될 것이며 히바우두는 첫 5분만에 무너질 것이다. 히바우두는 터키 전에서 겁쟁이 같은 플레이를 했다. 호나유디뉴가 다시 출전, 힘을 보태기는 하겠지만.
나는 브라질보다 독일 팀을 좋아한다. 독일은 유럽 최강인 바이어 레퍼쿠젠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정직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핵을 이루고 있다. 거기다 칸은 최고의 골키퍼다. 순수파 축구 팬들은 브라질이 일찍 골을 넣어 독일이 수비위주의 경기에서 벗어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내 추측으로는 독일은 전반전을 비긴 후 후반전에 한 골을 넣어 1대0으로 승리를 거둘 것이다.

전차 군단 무찌를 삼바 축구 (토니 카론)


독일은 엘리엇 생각과 같은 전략을 짤 것이다. 반칙을 해서라도 호나우두와 히바우두를 막을 것이다. 독일은 브라질이 터키전 초반에서 경기 리듬을 타지 못하고 흔들렸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독일은 이 점을 파고 들 것이다. 호나우디뉴가 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히바우두는 수비까지 겸해야 했다. 그러나 히바우두는 마법사 같은 솜씨를 발휘했다. 그는 브라질 최고 선수이다. 기막힌 볼 컨트롤과 구르는 공을 그대로 차 넣는 솜씨는 칸 골키퍼도 걱정스러울 정도다. 카푸와 칼로스가 측면을 지키고 호나우디뉴까지 결승전에 나오면 독일은 정신 차릴 새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독일 팀의 고민은 브라질의 자신감이다. 터키와의 전반 중반 이후 브라질이 펼친 자신감 있는 경기는 언제 몇 골 차로 이기느냐만 남았을 뿐 결과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이미 결정지었다. 브라질 팀은 한번 불이 붙으면 1대0 정도로 뒤지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독일과 브라질은 모두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강팀이다. 그러면서도 월드컵에서 한반도 만난 적이 없다.

이번 일요일 경기는 축구에 있어서 ‘문명간의 충돌’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아름다운 게임’ 펼쳐지는 세상은 살 맛 나는 곳이다. 내 마음은 브라질 편에 가 있다. 내 머리도 마찬가지다.


과장된 독일의 체력(사포리토)

독일이 브라질을 체력적으로 압도할 것이라는 주장은 과장돼 있다. 축구는 발레가 아니다. 히바우두는 이미 수비수들의 타겟이 돼 왔으며 어떻게 스스로를 방어할지 알고 있다. 거친 플레이에는 브라질도 일가견이 있다. 한번 당하면 끝끝내 복수하는 게 브라질이다. 어떤 경기가 펼쳐질 지는 심판에 달려 있다. 일찍 경기를 받으면 독일은 깨끗한 경기를 할 것이다. 독일은 깨끗한 경기에도 강하다.

한국한테 배워라 (사이먼 로빈슨)

나는 한국이 진 후 팬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알고 싶었다. TV를 통해 본 바로는 실망은 했지만 그래도 독일을 칭찬했다. 스카이 TV는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나와 있는 한국 팬들을 비췄다. 그들은 한국기와 독일 기를 동시에 흔들고 있었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팬들이 상대팀 깃발을 드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옛 강호들이 결승에 오르기는 했지만 이들도 한국인들의 스포츠맨십은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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