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주 소산도 신고 안 하면 250달러 벌금
캐나다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한인들은 블레인 국경 검문소를 통과할 때 과일 등 농산물의 차내 휴대 여부에 특히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족과 함께 4박5일 일정으로 캐나다 록키 국립공원을 돌아보고 온 시애틀의 박 모씨는 검문소의 차량 수색에서 아이스박스 안에 남아 있던 사과와 오린지가 발견돼 30여분간 지체했을 뿐 아니라 250달러의 벌금을 물 위기에까지 몰렸다고 말했다.
검문차선에서 박씨 일행을 조사한 이민국 요원은“외국에서 구입한 농산물이 있냐”고 묻고 박씨가“없다”고 대답하자 노란색 티켓을 발부하며 세관의 차량 수색을 받으라고 했다. 세관원이 다시 “차안에 과일 등 농산물이 있냐”고 물어 박씨는 확인하는 질문인 줄 알고 역시 없다고 대답했다. 세관원은 박씨 일행을 격리시킨 뒤 차안을 샅샅이 수색, 아이스박스 안에서 과일 세 개를 찾아내고는 일행을 농산물 부실신고 혐의로 닦아 세웠다.
박씨가 그 과일은 워싱턴주에서 구입해 가지고 갔다가 여행 중 먹고 남은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세관원은“나는 차안에 과일이 있느냐고 물었고 당신은 없다고 대답했다”며 일행을 검문소 사무실 안에 들어가 대기하라고 했다. 그 과일들이 워싱턴주 소산임을 반시간에 걸쳐 확인한 당국자는 박씨 일행을 불러“입국자들은 차안의 농산물을 무조건 신고하게 돼있다”며 이 규정을 위반하면 50~250달러의 벌금을 물게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이번은 경고만 주지만 앞으로 다시 적발되면 반드시 벌금을 물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즐거웠던 여행 기분을 막판에 잡쳤다는 박씨는 검문소 입구 사인판에도‘외국에서 구입한 물품을 모두 신고하라’고만 쓰여져 있어 집에서 가져간 과일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며 영어에 서툰 한인들의 경우 십중팔구 곤욕을 치르기 쉽다고 귀띔했다.
박씨는 특히, 검문소 사무실 안에 자기 일행 외에 대여섯 명의 아시안계 여행자들이 비슷한 고초를 겪고 있었다며 최근 테러 용의자 검문을 대폭 강화한 당국이 농산물 검사를 구실로 소수계의 차량을 표적 조사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