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월드컵 우승, 멀지 않았다

2002-06-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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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워싱턴 포스트 칼럼>

다른 나라들이 볼때는 나쁜 소식이겠지만, 미국은 월드컵에서 우승을 할 것이다. 올해는 아닐 지 모르겠지만, 미국의 우승은 세계 다른 나라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가까이 있다. 미국은 점점 축구를 하는, 그리고 축구를 좋아하는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미국이 우리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과시하고 맥도널드와 마돈나를 전 세계에 퍼트리는 것과 다른 모든 나라들의 특별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축구는 종교 다음으로, 혹은 그 보다 더 한, 세계적 열정이자 강박증이다. 1998년 거의 10억명이 월드컵 결승전을 지켜 보았다. 월드컵 64경기 모두를 합치면 시청자수는 330억으로 뛰어 오른다.

여기, 미국인들은 현재 축구에 무관심하고 능력도 없다. 1954년부터 1986년까지 미국은 월드컵 진출 자격을 얻지 못했다. 1990년부터 계속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번 월드컵 직전 미국의 순위는 13위로 독일과 영국 다음이고 루마니아 바로 앞이었다.(프랑스,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수위를 차지했다.)


상황은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미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하게 되리란 사실을 내가 알게 된 것이 언제인지를 나는 정확히 기억한다. 90년대 중반 어느 맑은 가을 아침이었다. 당시 6살이던 막내 아들을 동네 리그에 가입시키려 데리고 가서였다. 집에서 몇 마일 떨어진 중학교로 갔는데 그 학교 운동장에 작은 축구경기장 수십개가 만들어져 있었다. 경기팀들이 하루종일 왔다가는 가곤 했다.

기량은 별로 볼 것 없었지만 사람 수는 상당했다. 그곳에서 나는 숫적으로 미국축구가 힘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6살짜리들은 수천명씩 축구를 시작하고 있었다. 축구는 이제 6살-17살 사이 팀 스포츠중 두 번째로 인기있는 운동이 되었다. 스포츠 상품제조 협회 조사에 의하면 2001년 770만명이 축구를 했다. 그 보다 많은 것은 1,130명의 배구 뿐이었다. 야구인구는 470만명으로 4위에 불과했다.

어떤 의미에서, 축구가 뜬다는 것은 야구의 인기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30년전만해도 축구는 주류 스포츠에서 너무 외곽에 쳐져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축구는 이제 너무나 미국적이어서 사커 맘들이 대중적 사회현상이 되고 있다. 오래지 않아 미국인들은 축구라는 게 없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축구를 자기들이 발명한 듯 설치게 될 것이다.

그 전까지 미국축구는 발전되어야 한다. 더 많은 선수, 더 나은 재능, 더 진지한 헌신이 축구에 부어지고 있다. 스포츠용품 제조사 조사에 의하면 지난 1987년 이래 열성 축구인구(최소한 1년에 52일 축구를 하는 사람) 숫가가 87% 뛰어올라 430만명에 달한다.

미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하면 대부분 머리가 돈 것으로 본다. 우리 아들만 해도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한다. 미국에는 아직 축구문화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브라질등 다른 나라에서는 축구가 ‘열정’인데 여기서는 ‘취미’ 정도라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내 주장을 굽히지 않겠다. 미국 축구팀이 때로 썰렁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1998년 월드컵에서는 꼴찌를 했다. 그해 월드컵 결승전을 TV로 시청한 가구는 미국 전체 가구중 6%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축구인구와 열기 면에서 미국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은 남들의 스포츠였던 축구에 점점 깊이 파고 들어가 조만간 월드컵을 따내고야 말 것이다. 두고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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