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벤처 CEO 20여명 시애틀서 현지 벤처인들과 상담
한국 하이테크 벤처회사의 최고 경영자(CEO)들이 대거 시애틀을 방문했다.
한국 과학기술원(KAIST)의‘선진 벤처 경영자 대학원(AVM)’소속인 이들 CEO는 22일 저녁 실리콘 밸리를 거쳐 4개월에 걸친 수업 과정 중 마지막 코스인 현장실습을 시애틀에서 시작했다.
서북미 기업가 네트워크(NWEN)의 초청으로 23일 열린 오찬회합에 참가한 이들은 한인 하이텍 컨설턴트인 아이크 리씨의 강의를 듣고 서북미 지역 벤처 CEO들과 환담하며 정보를 나눴다.
무선전화기용 최첨단 반도체 칩을 생산,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FCI사의 윤광준 대표는“미국은 시장규모가 한국과 비교가 안되게 넓고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며 한국 단말기의 시장 잠재력이 아직도 크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시절인 22살 때부터 컴퓨터 파일 압축 프로그램인 알집(alzip)을 개발해 차세대 한국 벤처를 이끌 주자로 각광받고 있는 이스트소프트사의 김장중 대표는“미국 시장이 녹록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도 세계적인 압축 프로그램 윈집(winzip)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들을 초청한 NWEN의 린 애비 전무는“한국 벤처기업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오찬 회합이 한국 벤처기업들의 사업 제휴나 미국 영업망 확충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동 전화를 통한 크레딧카드 결제의 특허를 갖고 있는 이포허브 사의 이용주 대표는 벨뷰 소재 플렉스 월드 사의 중국인 CEO 윌리엄 장씨와 사업제휴 등에 대해 논의한 후 e-메일 등을 통해 심도 깊은 제휴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스트 소프트 사의 김 대표도 영문 알집의 현지 판촉을 위해 미국 내 파트너를 추천해 달라고 NWEN의 애비 전무에게 당부했다.
인공절벽 설치라는 특수분야의 벤처에 도전하고 있는 한일 조경의 이희종 대표는“미국 진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법률 분야라는 것을 배웠다”며 시애틀의 사업환경이 우수해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모임을 주선한 리 테크놀로지&컨설팅 사 대표 아이크 리씨는“한국 벤처기업의 첨단기술 중 일부가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어 일부 벤처 대표들이 강의를 포기하는 등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며 한국 벤처의 우수성이 서북미에도 펼쳐지기를 바랬다.
이들을 인솔하고 시애틀을 찾은 KAIST의 배종태 교수는“실리콘 밸리만 찾던 과거와 달리 마이크로 소프트 등 세계 일류 첨단 기업이 몰린 시애틀에 작년부터 오고 있다”며 성공한 경영기법을 배워 한국 벤처 산업에 적용하는 등 효과가 지대하다고 말했다.
이들 일행은 24일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25일 귀국한다.
/정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