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9·11 테러 이전 알 카에다 조직이 미 항공기를 납치할 것이라는 브리핑을 받았다는 사실이 부시 행정부가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주장이다. 백악관이 지금까지 밝힌 바에 따르면 부시가 받은 경고는 막연한 것이며 국내보다는 국외 테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돼 있다. 부시 행정부는 항공사에 주의하라고 통보해줬다.

9·11 이후 더 조심했어야 했다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보가 없이는 대책을 세우기란 쉽지 않다. 이보다 심각한 문제는 정부 기관들이 각각 테러 윤곽의 일단을 파악했음에도 이를 종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피닉스의 FBI 요원은 테러조직이 비행기 학교에 잠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음에도 이것이 다른 정보기관에 전달되지 못했다. 이런 정보가 통합됐더라면 테러리스트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좀 더 일찍 파악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이런 이유로 정보 당국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에 대한 연방의회의 조사는 중요하다. 정보가 취합됐더라도 진실을 밝혀내지는 못했을지 모르지만 그렇더라도 미 국민은 이들이 언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FBI의 지속적인 개혁이다. FBI는 내부적으로나 다른 정보기관과 정보 공유를 보다 원활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부와 의회가 국민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FBI의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