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변화 불가피한 가톨릭

2002-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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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시각

▶ 토마스 팍스/USA 투데이 기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미국 추기경단의 회의에서 뭔가 의미있는 변화가 나오기를 기대했던 가톨릭 교인들은 상당히 실망했을 것이 분명하다. 바티칸에서 열린 이틀간의 회의에서 가톨릭 교인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들은 거의 건드려 지지도 못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이번 주는 가톨릭 교회로 볼 때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변화를 향해 큰 발을 내디딘 것이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지금 두 개의 엄청난 힘이 맞부딪치고 있다. 1,000년 역사의 타성에 젖은 바티칸과 민주적 변화를 원하는 카톨릭 신도들이다. 한쪽에는 변화를 허용치 않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있고 다른 한 쪽에는 모든 결정에서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는 데 분노한 가톨릭 교인들이 있다. 지금 카톨릭 교인들은 교회를 위해 가장 현명한 생각들을 갈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개방의 분위기와 그런 개방성을 장려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신부의 독신제도, 여성 사제, 하다못해 주교 선거제까지도 솔직하게 분석해보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교황은 이에 대한 토론에 반대하지만 변화가 도래하고 있다는 징후는 여기저기서 보인다.

예를 들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하에서 교회가 너무 중앙집권적이 되었다는 것은 전 세계 가톨릭 고위 지도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생각이다. 지난해 5월 로마에서 열린 전세계 추기경회의에서 21세기 현안으로 가장 많이 논의된 주제는 결정 권한의 평등성이었다.


최근 가톨릭 지도자들은 불과 몇주전까지만 해도 언급도 할수 없었던 교회 이슈들에 대해 토론을 촉구하고 있다. 로저 마호니 LA 추기경은 신부의 금욕주의와 여성 사제직에 대해 토론할 것을 촉구했다. 보스턴의 버나드 러 추기경은 신부의 결혼허용에 대한 논의를 촉구했다. 가톨릭 평신도나 사제나 변화가 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변화는 이번주에 오지 않았다. 올해 혹은 내년에도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변화는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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