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전의‘생과 사’되새겨

2002-04-2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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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긱 하버 거주 참전용사, 포탄 속 구조한 병사와 해후

한국동란 전투에서 중상을 입고 극적으로 구조된 미군병사와 당시 그를 구조한 장교의 반세기만의 만남이 26일 밤 전국 TV 네트워크를 통해 방영된다.

NBC-TV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데이트라인 NBC’는 긱 하버에 거주하는 아치 카펜터(76)와 그가 구조한 전우에 관한 얘기를 처음 공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시애틀 지역에선 King-TV(Ch.5)를 통해 9시부터 방영된다.

51년10월8일 당시 미군 8 기갑연대 소속이었던 카펜터 소위는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온 중공군이 밤낮으로 나팔을 불어대며 공격하는 참담한 상황에서 존 구드너 중사의 생명을 구했다.


카펜터는 “총탄을 뚫고 빠른 속도로 포복해 전진하다가 숨져가는 구드너 중사를 발견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 구드너 는 무수한 유탄과 총탄을 맞고 비오듯 피를 쏟으며 부서진 소총으로 간신히 몸을 가누고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카펜터는 몰려오는 중공군을 격퇴하며 죽어가는 구드너를 끌고 총탄이 우박 같이 쏟아지는 가운데 산등성이를 넘어 겨우 목숨을 구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거주하는 구드너(74)의 요청으로 데이트라인 제작팀은 수소문 끝에 지난해 여름 긱하버에서 카펜터를 찾아내 워싱턴DC의 한국전 기념관에서 이들의 해후를 주선했다.

34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대령으로 전역한 카펜터는 자신은 영웅이 아니라고 강조했으나 구드너는 “당시 철수했어야할 카펜터가 나를 구한 것은 기적”이라며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고 있다.

그동안 이들은 이-메일과 전화로 안부를 전해왔는데 구드너가 긱 하버의 카펜터를 방문한데 이어 오는 7월에는 카펜터가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구드너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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