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권투 배우며 살도 빼세요”

2002-04-19 (금) 12:00:00
크게 작게

▶ 입양아 출신 여성 챔피언 킴 메서, 벨뷰에 권투도장 오픈

여자 킥복싱 세계 챔피언으로 4차례나 등극한 뒤 정식 권투로 방향을 바꿔 현재 IFBA 주니어 플라이급 세계 챔피언인 입양아 출신 킴 메서(36)씨가 벨뷰에 권투 도장‘링 스포츠 클럽’을 오픈 했다.

화끈한 경기를 벌여‘파이어 볼’(불덩이)이라는 별명이 붙은 메서씨는 이제 선수생활을 접고 비즈니스에 도전하느냐는 질문에“상대가 있으면 언제든지 링 위에 오르겠다”며 주먹을 흔들어 보였다.

입양아들이 대개 그렇지만 메서씨도 자신의 정확한 나이와 본명을 모른다. 5살 무렵인 71년 입양됐으니 지금 30 중반을 넘은 것만은 확실하다. 백기순이라는 한국명이 실제 자기 이름이 아니라는 것도 지난 번 세계타이틀 전을 갖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알았다.


메서씨는 지난 18일 개관식에 박영민 전 페더럴웨이 시장(현 시의원) 및 시애틀 한인회의 김준배 회장과 이재홍 부회장 등 한인 인사들을 초청, 이들로부터 친부모 같은 따뜻한 축하를 듬뿍 받았다.

메서씨는“과거는 과거일 뿐, 나의 미래를 막을 순 없다”며 권투도장 운영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킥복싱 도장을 인수,‘링 스포츠 클럽’으로 개조하기 위해 페인트칠을 하면서 메서씨는 이 도장을 선수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체력 훈련장으로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인수 당시보다 관원이 20여명 늘었다고 귀띔한 메서씨는 권투가 실전 경기를 하지 않는다면 결코 격한 운동이 아니라며 한인관원이 늘어나기를 바랬다.

메서씨는 또‘링 스포츠 클럽’은 일반 도장들과 달리 관원의 실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스파링 등을 통해 호신술을 실제로 시연하도록 하겠다며“한국일보를 보고 왔다고 하면 회비를 특별히 깎아주겠다”고 농담했다.

개관식 후 메서씨는 텍사스 주 엘파소에서 스파링을 위해 찾아온 아마추어 미국대표인 한인 혼혈 복서 제니퍼 한(18)양과 스파링을 가졌다.

메서씨는 거의 딸 나이의 한양을 맞아 빠른 잽과 정확한 훅을 날리며 챔피언의 실력이 나이와 관계없이 여전함을 과시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