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국가 인정해야
2002-04-19 (금)
파월의 중동순방은 완전한 실패로 돌아갔다. 중동사태는 절망적인 교착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왜 자꾸만 일이 꼬이는가. 그 이유는 한마디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점령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선 어떤 노력도 실패할 것이다.
생각을 확 바꿔야만 한다. 지난 2월 유럽의 외무장관들이 만장일치로 지지한 제안이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하고 유엔 가입을 승인하며 재정지원과 함께 이스라엘과 대등한 법적 위상에서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평화안은 ‘안보 이슈’를 먼저 다루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과는 다르다. 그러나 안보 이슈는 문제를 자꾸 어렵게 만들뿐이다. 당장 가시적인 분쟁 해결방안이 제시되기 전에는 아라파트는 자살테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억압에 저항하는 유일하고도 효과적인 수단으로 자살테러를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
이스라엘 안보전문가들도 시인했듯이 웨스트뱅크에서의 폭력사태는 조만간 또 다른 자살테러를 부를 것이다. 팔레스타인들에게 독립국가를 마련해 줌으로써 그들이 자신들의 국가와 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힘쓰도록 하는 것이 자살테러를 포기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샤론은 협상을 구실로 이스라엘 정착촌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팔레스타인의 입지를 조이는 것이며 이에 반발한 팔레스타인들이 자살테러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강경파는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인정되고 대다수 국민들이 이스라엘과의 평화공존을 지지하게 되면 아라파트는 국민의 듯에 따라 강경파를 누를 수 있을 것이다.
과오를 인정하자. 최근까지 샤론의 군사행동을 지지해온 미국은 유럽의 평화안이 힘을 발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피가 뿌려지고 우리와 무슬림 세계의 분쟁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