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샤론의 값비싼 도전

2002-04-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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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시각

▶ 뉴욕타임스 사설

이스라엘 군대가 팔레스타인 도시 두 곳에서 철수한다는 발표는 환영할 만하지만 이번 조치가 부시 대통령이 반복해 요구한 웨스트뱅크와 난민촌에서의 즉각적이고도 완전한 철군인지는 명확치 않다. 아리엘 샤론 총리는 이스라엘 의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은 이번 군사행동의 목적을 완수한 뒤 철군할 것"임을 천명했다.

아마 샤론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부시는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확고한 지지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더 이상 유혈극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리고 파월 국무장관을 현지로 급파했다. 그러나 샤론은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웠다. 이는 부시와 미국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

샤론의 군사적 행동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하겠지만 가장 가까운 우방인 미국의 청을 거절하는 것은 결코 잘한 일이라 할 수 없다. 팔레스타인 테러조직을 섬멸하는 데 어느 정도 개가를 올렸는지 모르지만 아랍권의 반미, 반 이스라엘 감정을 더욱 고조시켰으며 이스라엘을 도우려는 미국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다.

이번 공격으로 200여명이 숨지고 1,500여명이 부상했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부상당한 팔레스타인들을 병원으로 후송하지 못하게 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파월의 임무수행이 어려울 것이다. 이스라엘의 침공 이전에도 아랍 지도자들은 자살테러를 비난하길 거부했으며 아라파트는 자살테러 중지를 자국민에게 요구하지 않았다.


현명한 이스라엘 지도자라면 부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음을 비쳐야할 것이다. 그런데 샤론은 부시를 당혹스럽게 하고 아랍 지도자들에게 폭력을 지속할 구실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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