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호 전 한인회장, 전화회사서 4반세기만에 은퇴
미국에 이민 온 후 엔지니어로 외길을 걸으며 시애틀 한인회장 등 한인사회에 폭넓게 족적을 남긴 올드타이머 박태호씨(68·사진)가 은퇴했다.
버라이즌 전화 회사에서 4반세기 가까운 경력에 종지부를 찍고 시니어 엔지니어로 은퇴한 박씨는“이제는 교회 일에 좀 더 충실하고 골프도 치며 쉬고싶다”고 말했다.
지난 1979년 대형 전화회사인 GTE에 입사, 전화 가설공으로 출발한 박씨는 23년간 한 우물을 파며 수석 엔지니어로 승진하기까지 겪은 갖가지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박씨가 일해온 GTE는 2000년 6월 벨 애틀란틱과의 합병에 따라 버라이즌으로 이름만 바뀌었을뿐 박씨는 이 회사에서 네트웍 디자인 엔지니어로 계속 근무해왔다.
박씨는 특히 소수계로서 겪은 설움이 컸다며“직원들간의 대화에서 왕따 당해 외톨이가 된 경우도 많았고 내가 먼저 인사해도 20년 가까이 눈길조차 주지 않은 동료직원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직원들 사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인들은 상사애게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 데 박씨는“더 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담당 매니저가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회장들의 모임인 한친회 회장도 역임한 박씨는 이 회사서 커뮤니티에 봉사해온 직원에게 수여하는 상금을 시애틀 한인회에 10여년간 기탁해 오기도 했다.
박씨는 인천 국제공항 신축 시 통신 감리관으로 위촉받아 6개월간 파견 근무하며 새 공항의 전화 네트웍 가설에 기여한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