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역사회 위한 열린 공간 되길”

2002-03-08 (금) 12:00:00
크게 작게

▶ 시애틀 천주교회 새 성전 완공...안상철 신부 8년 집념 결실

주일 미사 때마다 늦게 온 신도는 서서 예배해야할 정도로 협소한 시애틀 한인 천주교회(주임신부 김인수)가 2만6천 평방피트 규모의 새 성당을 건축, 입당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2천여 신도의 오랜 바램이었던 새 성전 건축은 지난 8년간 이 천주교회에서 주임신부로 봉직한 후 한국으로 귀임하는 안상철 신부의 끈질긴 집념 덕분에 빛을 보게됐다.

오는 18일 충남 예산 본당으로 전임하는 안신부는“새 성당이 가톨릭 신자만을 위한 예배당이 아닌, 지역 공동체를 위한 열린 공간으로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서 온양 성당 등 3 곳에 성당을 건축한 경험이 있는 안신부는“성당 주변에 한인 노인아파트도 지어 노인들이 밭농사도 지으며 소일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는데 이렇게 떠나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노스게이트 부근 I-5 도로변에 위치한 현 성당 옆에 새 성전을 건축한 이 교회는 땅값을 제외하고 430만달러의 공사비가 소요됐다. 이중 120만 달러는 시애틀 교구청으로부터 융자했다.

새로 지은 성당에는 700석 규모의 본당, 250석 크기의 친교실 및 13개 교실 등이 갖춰져 있다.

안신부는 음향시설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스테인드 글래스, 십자가, 성모상, 제대 등 성물 일체를 한국에서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물의 상징’을 청동 부조로 만든 세례대 벽면이 일품이 될 것이라고 안신부는 귀띔했다.

어느 교회나 마찬가지지만 시애틀 천주교회도 자체 성전을 신축하는 데 자금 마련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안신부와 김인수 주임 신부는 성전 건축에 몇 푼이라도 보태기 위해 몇 달전부터 가정부도 두지 않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는 7월7일 알렉산더 브르넷 시애틀 대주교와 경갑룡 대전 교구 주교를 초청, 새 성전 봉헌식을 갖는다.

가톨릭 교회의 성전 건축은 대부분의 개신교 교회와 달리 수십년 앞의 신자 수를 예상 산정하는 등 지역 교구청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준비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편, 미국인 성당을 빌려쓰고 있는 타코마 한인천주교회도 6에이커 부지를 마련, 자체 성전 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