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숙사보다 아파트가 좋아요”

2002-02-27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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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W 한인 학생들, 분위기 조용하고 한국음식도 맘껏

워싱턴대학(UW)의 기숙사가 혼잡하고 입주비도 비싼 편이어서 친구들끼리 아파트를 얻어 함께 생활하는 한인 학생들이 늘고 있다.

부모로부터 떠나고 싶은 마음에서 새 친구도 사귈 겸 일단 기숙사에 들어갔던 신입생들 가운데 기숙사 분위기에 실망하고 아파트로 옮기거나 집으로 돌아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더구나 기숙사의 방이 모자라 벙크 베드가 놓인 3인 1실의 협소한 방에서 책상도 없이 지내는 학생들도 있다.


페더럴웨이의 토마스 제퍼슨 고교 동창인 한인학생 3명은 UW 캠퍼스서 5분 도보 거리에 2베드 아파트를 얻어 2년째 함께 살고 있는데 분위기가 조용하다며 만족해하고 있다.

박수현(2학년), 박은혜(3학년), 이성은(3학년)양 등 이들 3명은 기숙사보다 훨씬 아늑하고 한국음식도 맘껏 해 먹을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머서 기숙사에서 1년간 살다가 이 아파트로 옮긴 성은양은 기숙사 방이 좁고 시끄러운데다 카페테리아 음식도 값에 비해 맛이 없다고 말했다.

수현양은 기숙사가 친구들을 사귈 기회는 많으나 룸메이트끼리 생활방식과 성격이 안 맞아 서로 말 안하고 지내는 경우도 많아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숙사에서 나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수현양은 또 아파트에서 합숙하면 기숙사보다 100~200달러 절약된다며 보통 2인용 기숙사 방은 월 300달러 렌트에 식비가 200달러인데 비해 아파트 경우는 1인당 렌트 및 유틸리티비가 350달러 정도이며 3명의 한달 식비도 200달러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입생으로 렌더 기숙사에 든 정재진 양과 테리 기숙사의 박현보 양은 기숙사에서 살면 아파트보다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 대학 생활을 보다 활기 있게 지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체로 미국의 대학 기숙사들은 한국의 대학 기숙사와 달리 별다른 규제가 없어 주말만 되면 기숙사 쓰레기통 주변에 술병이 쌓여 한인 학부모들이 크게 염려하고 있다.


정재진 양은“술과 담배를 하는 룸메이트를 만났지만 본인만 자기 중심이 잡혀있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딸을 기숙사에 들여보낸 한인 학부모 김모씨는“기숙사내에 음주, 섹스가 범람하고 마약 하는 학생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며 딸에게 피임방법을 일러줬다고 말했다.

아파트나 기숙사에 살며 주말마다 집에 돌아가는 이들 한인 학생은 집에서 사는 것보다 비용은 더 들지만 자립심도 생기고 부모들과 정도 더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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