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지능이 유전에 의해 타고난다는 유전 결정론자와는 대조적으로 환경 결정론자들은 지능이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능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으로 출산, 지위, 과정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출산 환경’은 지능발달과 관련된 임신 및 출산 환경을 의미한다. 산모의 건강상태가 나쁘거나, 산모의 병이 태아에게 옮겨졌거나, 산모가 임신 중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등 비정상적 상태에서는 태아의 뇌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조산인 경우나 쌍생아로 태어나는 것도 뇌 발달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는 태아의 양육 환경이 좋지 못하거나 영양 상태가 불량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태아기 때의 영양 상태도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산모의 음식섭취가 부족하거나, 단백질이나 비타민이 부족하면 임신 7개월 때부터 형성되는 뉴런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낮은 지능의 원인이 된다.
‘지위 환경’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수가 자녀의 지능과 관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수는 부모의 직업, 교육 수준, 수입에 따라 산출된다. 전문직이나 관리직의 경우 그 지수가 높고, 노동직이나 비숙련직의 경우에는 낮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지수가 높은 부모일수록 자녀의 지능 발달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육 수준이 높은 부모들은 자녀와 대화를 자주 갖고, 수준 높은 대화를 하며, 또 경제적인 여유로 좋은 교육적 환경을 조성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정 환경’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 오가는 상호관계의 양과 질, 그리고 교육적·문화적 환경을 말한다. 상호관계의 양과 질은 부모와 자녀간에 오가는 대화와 행동을 의미하는데, 부모가 자녀와 함께 사용하는 단어의 수가 많고 수준이 높으며 상세하고 정교한 표현을 할 경우 자녀의 지능 발달에 도움을 준다. 또 질책과 금지가 많고 권위적이며 대화가 적은 독재형 가정에서 자라는 것보다 부모와 자녀간 빈번한 상호교류가 이루어지는 민주적 양육 가정에서 자라면 지능 발달에 훨씬 긍정적임이 입증됐다.
또 다른 과정환경에 해당하는 교육·문화적 환경은 학습과 관련된 환경을 의미한다. 접하는 교육자료의 수준이 높고 양질인 경우, 활용할 수 있는 학습 시설이 좋고 풍부할 경우,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을 경우, 훌륭한 교사의 지도를 받을 경우, 지적 자극과 도전을 주는 풍부한 문화적 환경에서 살 경우 지능 발달이 극대화된다고 한다.
유전론자와 환경론자 간에 지능의 근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는 마치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논하는 것 같이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변화시킬 수 없는 유전의 영향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은 환경을 조성해 타고난 지능을 최대로 발달시킬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지능 형성과 발달에 좋은 환경이란 좋은 태내 환경, 부모와 자녀간 상호 대화가 있는 가정, 좋은 시설과 양질의 교육 자료가 있는 학교, 훌륭한 교사로부터 받는 교육 등이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