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아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내가 아닌 엄마”
노스 이스턴 일리노이대 교수로, 부시 행정부 산하 전국 장애인자문협회 의장(차관보)으로, 교회 장로로, 두 아들의 아버지로 바쁜 삶을 사는 강영우 박사는“내게 닥친 실명은 장애가 아니라 사명을 수행하도록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을 정도로 골수 공화당원인 자신과 민주당원인 차남 사이에 가끔 정치 논쟁이 벌어진다며“두 아들 녀석의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이젠 엄마가 돼버렸지...”라며 웃었다.
명문 사립 필립스 아카데미를 거쳐 하버드대를 졸업, 변호사로 활동하는 차남이 어렸을 때 존경한 인물은 아버지. 하지만 시각 장애인으로 가부장적 성격의 남편을 내조해 성공시킨 어머니 석은옥씨가 이제 차남에겐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됐으며 강박사 자신도 전혀 서운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1 때 실명한 강 교수가 맹아학교 재학시절 걸 스카웃 자원봉사를 하던 석씨를 만난 것은 1961년. 1살 연상으로 누나, 동생 사이가 부부관계로 발전한 것은 그로부터 6년 후였다. 강 교수가 연세대 졸업 후 장애자로서는 한국 최초로 유학길에 오르며 석여사의 험난한 내조의 길이 시작되었다.
강 교수는 아내의 내조를 100점이라고 엄지를 내세우며“아내로, 어머니로, 사회봉사자로 바쁜 삶을 산 아내가 나보다 더 훌륭하다”고 말했다. 석여사는 퍼듀대 초등교육학 석사를 받은 후 링컨 공립학교 교사로 재직한 바 있다.
이번이 5번째 워싱턴주 방문이라는 강 교수는“시애틀은 다른 지역보다 잘 정돈되고 순박한 것 같다”며 자주 방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