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학교 왕따’심각한 수준

2001-03-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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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교 자체가 악몽이라는 학생도...대책 서둘러야

타 주와 마찬가지로 워싱턴주에서도 교내 폭력이 학생들간에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힐 정도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퓨젯 사운드 지역 학생들은 수업 자체보다 교내폭력에 더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쿠와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15세 딸이 급우로부터 발로 채이고 복부를 얻어맞는 등 폭력에 시달리느라 공부를 제대로 못해 이미 세번째 낙제했다고 호소했다.


노스 쇼어 지역의 한 학생도 학교에서 공부에 관심을 둘 겨를이 없이 동급생의 괴롭힘이나 폭력을 피할 방법에만 골몰해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지난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서 교내 총격사건이 발생한 후 급우간의 폭력행위는 많은 학생들 사이에 일상관심사로 등장했다.

설문조사 결과 가해 학생들은 너무 뚱뚱하거나 마른 학생, 또는 소수민족계 학생이나 색다른 옷을 입고 다니는 교우들을 괴롭히며 심한 경우 위협 또는 폭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레드몬드의 상담원 빌 싱어는“상담을 원하는 학생들은 등교 자체를 가장 큰 악몽으로 생각한다”며 이미 대수롭게 봐 넘길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웨스트 시애틀에서 이사쿠와에 이르는 퓨젯 사운드 전역에서 왕따 당하는 학생들이 상담하러 온다고 귀뜸 했다.

싱어는“이들에 대한 보호조치를 지금 당장 취하지 않으면 교내폭력이 일상적인 일로 굳어지는 불행한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계자들은 주 상원을 통과한‘학교폭력 방지 법’에 따라 주내 3백여 교육구가 때늦은 감은 있지만 교내폭력에 보다 엄격하게 대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도 이 법안이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고 교내폭력 방지책의 시행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정책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전국 법무장관협회(NAAG)는 국내 청소년 가운데 80%가 각종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표했다.

크레스틴 그레고어 주 법무장관은 “청소년에 대한 폭력은 일차적으로는 가정에서 발생하고 그 다음엔 교내에서 각종 폭력에 의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주 법무부는 최근 전담반을 설치, 심각한 상태로 발전한 교내폭력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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