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은 독일과 다르다

2001-02-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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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세엽<의학박사>

최근 주일한국대사는 다음과 같은 공식발언을 했다. “일본의 군사력 강화는 경계해야 겠지만 경제에 상응하는 정치력을 갖는 것은 우리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것은 2차대전 이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국제적 인식과 평가 무지한 발상이다. 그러한 공언은 일본이 아니라 독일에 해당된다고 본다.

일본의 전범은 독일 나치의 그것보다 더 극악했음은 미국의 일본 전범 조사 통계자료에서도 증명되었다. 2차대전 후 미국은 맥아더 점령군 정부 하에서 일본의 민주화(헌법 제정)와 산업 발전과 경제성장 정책을 추진하며 사무라이 정신을 없애고 경제 강국으로 성장시켜 냉전에 대치하고 미국의 아시아 패권정책을 위해서 일본을 아시아 제일 우방국으로 정착해 왔다. 이러한 양자 관계를 교묘히 이용하여 일본은 미국의 방관 하에 극악한 과거 전범에 대한 부정과 배상 거부정책으로 일관해왔다.


독일은 일본과는 정반대 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하는 당당한 정치적 지도력을 갖고 현재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2의 무역국가가 되었다. 일본은 과거 10년간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일은 엄청난 전범에 대한 무조건적(100%) 공식 사과와 이스라엘을 비롯, 피해 국가에 대한 보상을 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에 800억달러를 보상했으며 민간 강제노동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계속되고 있다. 또 전세계에 피신하고 있는 나치 전범자와 동조자들을 계속 색출해 독일에 송환하여 법정판결을 거쳐 처벌하고 있다.

일본은 전범자들을 영웅시하며 야스구니 신사에 총리와 각료들이 참배하며 맥아더 점령군 정부에서 사형시킨 도조 히데기를 영웅화하는 영화도 제작 상영하고 있다. 즉, 위대한 민족국가 독일과는 정반대로 사과가 아니라 피해국들에 대한 정면 도전행위이다.

역대 독일총리들은 유태인 희생자들 위령탑을 방문하여 무릎 꿇고 머리를 숙이고 진정으로 사과를 해왔다. 일본은 사과를 거부하고 자국 전범자들을 찬양하고 영웅화하고 있다. 현 독일총리 슈뢰더는 신년사에서 “우리는 역사적 책임을 갖고 있다. 우리는 구세기 말까지 강제노동 배상문제에 대한 합의에 성공했음을 만족하게 생각한다. 우리 독일인은 특별한 도의적 책임이 있으며 과거의 반성 없이는 우리에게 훌륭한 장래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 얼마나 양심적이고 도의적인 멋진 말인가.

최근 문화교류를 외치며 전범 사실은 부인하며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망언하는 일본 모리 수상의 비양심적, 비도의적 망언과 독일 총리의 그것과 비교해 보고 주일한국대사의 반성과 그 발언의 취소를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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